"6개월 걸리던 보험 신상품, 2개월 만에 뚝딱"…AX 핵심은 '속도전'

이노룰스 유승영 AX 전략본부장 "엑셀 수작업으론 골든타임 놓쳐"

컴퓨팅입력 :2025/12/26 14:15

"인공지능(AI) 기술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지금 보험업계에 필요한 건 화려한 최신 기술이 아니라 복잡한 약관과 규제를 뚫고 실질적인 업무 효율을 만들어내는 업무 이해도입니다."

이노룰스 유승영 AX 전략본부장은 26일 서울 송파구 이노룰스 본사에서 보험 산업의 생리를 가장 잘 이해하는 'AI 파트너'로서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보험사도 이젠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업무 필수로 떠오른 '자동화'

유 상무는 최근 금융권 중에서도 특히 보험업계에서 AI 전환(AX)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이유로 '시장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꼽았다. 

이노룰스 유승영 AX 전략본부장(사진=이노룰스)

과거와 달리 고객의 니즈가 파편화되면서 보험사 역시 제조업처럼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체질을 개선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과거에는 보험사가 연간 10건 내외의 대표 상품만으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고객들의 생활 패턴과 건강 관심사가 워낙 세분화되다 보니 선도 보험사들은 연간 수백 개의 맞춤형 상품을 개발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보장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면 경쟁사들도 더 나은 혜택이나 저렴한 보험료를 내세운 상품을 빠르게 출시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유 상무는 "여전히 많은 보험사가 엑셀(Excel) 수작업 같은 기존 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상품 하나를 개발하는 데만 5~6개월이 걸린다"며 "이럴 경우 정작 고객이 필요로 할 때 적절한 상품을 제공하지 못하는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노PAS'로 엑셀 지옥 탈출…개발 기간 2개월로 단축

이노룰스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지난 6월 출시한 상품 개발 자동화 솔루션 '이노PAS(InnoPAS)'를 제시했다. 상품 기획부터 요율 산출, 시스템 등재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해 개발 기간을 2~3개월 수준으로 대폭 단축시킨 것이 특징이다.

유 상무는 "보험은 규제 산업이라 해마다 반복되는 개정 작업에 상품 개발팀이 한 달 넘게 매달려야 한다"며 "이노PAS는 생성형 AI가 기초 자료를 분석하고, 이노룰스의 강력한 룰(Rule) 엔진이 복잡한 계산과 규제 준수 여부를 검증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통상 5~6개월 걸리던 신상품 개발 리드타임을 2~3개월 수준으로 단축했다. 

이노PAS 도입 사례를 소개한 보험 AX 세미나 (사진=이노룰스)

유 상무는 "실제로 이노PAS를 도입한 고객사의 경우 상품 기획부터 요율 산출, 시스템 등재까지의 전 과정을 자동화해 개발 리드타임을 기존 6개월에서 2~3개월 수준으로 대폭 단축했다"며 "현업 부서의 워크로드(업무량)가 50% 이상 절감되면서 담당자들이 단순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상품 전략에 집중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소개했다.

판매 현장에서도 성과를 입증했다. 이노룰스의 'AI 가입설계' 시스템을 도입한 한 보험사는 설계사가 음성이나 채팅으로 요청하면 AI가 즉시 상품을 추천하고 설계해 주는 환경을 구축했다. 그 결과 평균 2시간 걸리던 가입설계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고, 복잡한 인수 지침 위반으로 인한 청약 전 오류율을 45%나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유 상무는 "단순 반복 업무는 시스템에 맡기고 사람은 고객에게 더 좋은 혜택을 줄 수 있는 상품 전략과 마케팅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 AX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설계사 돕는 'AI 에이전트'…내년 본격 확산"

상품을 빨리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제대로 알리는 것'이다. 유 상무는 내년도 핵심 키워드로 설계사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를 꼽았다.

유 상무는 "보험사가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으로 전환하며 연간 수백 개의 신상품을 쏟아내고 있지만, 현장의 설계사들이 이 모든 약관과 보장 내용을 완벽히 숙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노룰스 유승영 AX 전략본부장(사진=이노룰스)

이어 "AI 에이전트는 복잡한 상품 구조를 학습해 고객 상황에 딱 맞는 최적의 상품을 즉시 추천해 준다"며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 등으로 가입이 거절될 경우 단순히 '안 됩니다'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거절되었는지'에 대한 의학적 정보와 함께 '가입 가능한 대안 상품'을 실시간으로 제시해 설계사의 영업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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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상무는 이러한 변화를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고객 경험 혁신(CX)'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보험사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AX(AI 전환)를 추진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고객이 더 좋은 상품을 더 쉽고 빠르게 만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며 "이노룰스는 내년에도 상품 개발을 자동화하는 '이노PAS'와 판매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를 양날의 검으로 삼아 보험사가 본연의 경쟁력을 회복하도록 돕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