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샷 성지’ 된 백화점 크리스마스…주차는 어디다 하지?

대형 트리·미디어 파사드 경쟁에 방문객 몰리며 인근 주차 수요 3년 새 급증

인터넷입력 :2025/12/19 11:34    수정: 2025/12/19 14:52

연말을 앞두고 백화점들이 크리스마스 장식 경쟁에 불을 지피면서 인증샷 성지를 찾는 인파가 몰리자 주차 수요도 확 증가했다. 대형 트리와 미디어 파사드, 체험형 공간을 앞세운 모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방문객 이동이 늘었고, 그 여파로 인근 주차권 거래액과 조회수까지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 3사는 올해도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역대급 규모의 장식과 콘텐츠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연말 성수기 매출 확대는 물론, SNS를 통한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까지 동시에 노린 전략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을 역대 최대 규모인 2645㎡(약 800평)로 조성해 11월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운영한다. 19m 높이의 대형 트리를 중심으로 팝업스토어와 기프트숍, 먹거리 상점을 배치해 체류 시간을 늘렸다. 2023년 첫해 24만 명, 2024년 40만 명을 동원한 데 이어 올해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줄을 서지 않고 입장할 수 있는 ‘패스트 패스’ 입장권은 전년 대비 물량을 20%가량 늘렸음에도 판매 개시 10분 만에 매진됐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신세계 원더랜드’를 내세워 외벽 미디어 파사드 경쟁에 불을 지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건물 외벽에 적용한 미디어 파사드는 1353.64㎡(약 409.5평) 규모로, 기존보다 61.3㎡ 확장됐다. 착시 효과를 활용한 ‘아나몰픽 기법’을 적용해 몰입감을 높였으며, 지난해에만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

더현대 서울은 12월부터 ‘해리의 크리스마스 공방’을 테마로 한 체험형 공간을 선보였다. 산타의 집과 편지·선물·포장 공방, 루돌프의 집 등으로 구성된 공간은 가족 단위 방문객과 젊은 층 모두를 끌어들이고 있다. 온라인 입장 예약은 최대 30분 이내 마감됐고, 현장 입장 시 대기 시간이 2시간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모두의 주차장

모객 효과가 커지면서 주차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모두의주차장이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유명한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 6곳 인근(500m 이내) 주차장을 분석한 결과, 최근 3년(2022~2024년)간 크리스마스 시즌(11~12월) 주차 거래액은 연평균 52.7%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거래액은 2022년 대비 106% 이상 급증했다.

직전 2개월(9~10월)과 비교해도 크리스마스 시즌의 주차장 거래액은 25% 늘었고, 주차장 조회수 역시 32% 증가했다. 단순 주차권 구매를 넘어, 사전에 주차 정보를 확인하려는 수요까지 확대된 셈이다.

주차권 거래 건수 기준으로는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두 백화점이 500m 내외의 가까운 거리에 있어 한 번에 두 곳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여의도 더현대 서울, 삼성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잠실 롯데월드몰 순으로 주차 수요가 높았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11~12월) 가장 많이 팔린 주차권 유형은 ‘당일권’으로 전체의 53%를 차지했다. 인파가 몰리기 전 여유 있게 주차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려는 수요가 반영된 결과다. 화려한 조명과 영상이 돋보이는 심야 시간대를 겨냥한 ‘심야권’도 31%로 뒤를 이었고, 시간권은 1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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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플랫폼 업계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기획전에 나섰다. 모두의주차장은 12월 25일까지 크리스마스 맞이 기획전을 열고, 주요 백화점 ‘인증샷 명소’ 인근 주차장을 추천하는 한편 DDP, 광화문광장 등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명소 인근 주차 정보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인근 주차장 리스트

업계 관계자는 “이제 크리스마스 시즌 백화점 경쟁은 장식 규모와 콘텐츠뿐 아니라, 얼마나 편리한 방문 경험을 제공하느냐까지 포함하는 단계로 확장됐다”며 “주차 수요 증가는 ‘인증샷 성지’ 전략이 실제 소비와 이동 패턴까지 바꾸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