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미국 내 대관 역량을 강화하는 가운데, 그룹 로비스트들이 미국 정치권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최근 공개한 ‘2025년 최고의 로비스트’ 명단에 SK그룹 대관 조직에서 활동하는 앨런 제머슨, 마이클 만수르, 매튜 밀러 등 3명이 포함됐다. SK 측 인원이 명단에 포함된 것은 2023년 1명, 2024년 2명에 이어 올해 3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더힐은 매년 기업·협회·지방정부·노조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대변하는 로비스트 가운데 '정책과 정치의 흐름에 가시적 영향을 미친 인물'을 선정한다. 로비스트 선정은 단순한 인기투표가 아니라, 의회와 행정부,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수천 건 추천을 받아 추린 인물들을 대상으로 한다. 올해만 1천800명에 달하는 로비스트가 후보군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더힐 최고의 로비스트 선정이 정부 공식 포상은 아니지만, 워싱턴 내 네트워크와 정책 관여 경험을 외부 평가 형태로 확인해주는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 로펌·로비펌들이 수상 사실을 대외 홍보에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선정된 SK 로비스트들 이력에는 ‘의회 경험’이 공통분모로 꼽힌다. 앨런 제머슨은 미 하원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 SK 관련 대관 업무를 맡아왔고, 마이클 만수르는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실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매튜 밀러 역시 상원 재무위원회 등에서 일한 뒤 2020년 SK하이닉스 아메리카에 합류해 반도체·에너지 관련 이슈를 담당해왔다.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SK온)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대미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SK그룹 대미 로비 지출도 확대 추세를 보인다. 미 상원에 제출된 로비공개법(LDA) 자료에 따르면 SK는 지난해 총 708만달러(약 100억원), 올해는 3분기 말 기준 546만달러(약 80억원)를 로비에 지출했다. 이중 직접 로비 금액이 420만 달러(약 61억원)다.
통상 로비 활동은 입법·행정 전 과정(의회·행정부·규제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기업들은 세제·통상·공급망·보조금·규제 등과 맞물린 현안을 중심으로 의견을 전달한다. 올해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등이 로비 활동의 중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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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미 로비 지출 1위인 삼성은 지난해 862만 달러(약 126억원), 올해 3분기말 기준 700만 달러(약 103억원)를 썼다. 올해 더힐 최고의 로비스트 명단에는 진 아이리사리, 홀리 파타키 등 총 2명이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