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침체 롯데마트·슈퍼...'차우철 매직' 통할까

신임 대표 맡아 체질 개선·실적 반등 중책 떠안아

유통입력 :2025/12/04 16:28    수정: 2025/12/04 16:30

내수 침체 속에서 장기간 부진을 겪어온 롯데마트·슈퍼의 구원투수로 차우철 롯데GRS 대표가 낙점됐다. 

롯데GRS 성장을 이끈 차 신임 대표가 그룹 유통사업의 체질 개선과 실적 반등이라는 중책을 떠안으며, 롯데 유통군의 분위기 반전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롯데GRS 부흥 이끈 ‘롯데맨’ 차우철, 신임 대표로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달 말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전체 최고경영자(CEO) 중 3분의 1에 달하는 20명을 물갈이했다. 유통군에서는 김상현 롯데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 등이 물러나고 롯데 출신 인사들이 새롭게 임명됐다.

주목할만한 점은 롯데GRS를 이끌던 차우철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하고 롯데마트·슈퍼의 새 수장 자리에 앉은 것이다.

차우철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 겸 롯데쇼핑 슈퍼사업부 대표 사장. (제공=롯데)

차 신임 대표는 1992년 롯데제과로 입사 후 롯데정책본부 개선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 감사담당, 롯데지주 경영개선1팀장 등을 역임한 롯데맨이다. 2021년부터는 롯데GRS 대표를 맡았다.

차 대표가 취임하기 전 롯데GRS는 성장세를 이어가다 코로나19 여파에 발목을 잡혀 실적 감소세를 이어가던 상황이었다. 지난 2016년 매출 1조원을 넘겼지만 ▲2017년 8천581억원 ▲2018년 8천300억원 ▲2019년 8천398억원 ▲2020년 6천831억원 등으로 추락했다. 이후 2020년 롯데GRS가 적자 전환하며 위기를 맞은 가운데 차 대표가 수장 자리에 올랐다. 

취임 첫해인 2021년 롯데GRS는 매출 6천7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성장했지만, 영업손실은 258억원으로 전년(-150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차 대표는 체질 개선 작업으로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롯데리아의 제품 품질 개선을 진행했고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엔제리너스 역시 BI를 교체해 브랜드 이미지 변화를 꾀했고 특화 매장을 선보이며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이에 롯데GRS는 그룹 식품 계열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하기도 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8천221억원, 영업이익은 53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5%, 49% 증가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GRS 재임 시절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신사업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 확장 등의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장기화된 롯데마트 부진 타파가 우선

롯데그룹은 차 대표가 ▲롯데마트·슈퍼의 통합 조직관리 ▲e그로서리사업 안정화 ▲동남아 중심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구리점 매장 전경. (제공=롯데마트·슈퍼)

하지만 차 대표 앞에 떨어진 가장 시급한 과제는 롯데 유통군의 핵심인 롯데마트의 반등이다. 올해 3분기 롯데마트 순매출은 1조3천3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15억원으로 같은 기간 74.5% 줄었다.

국내 시장에서 부진한 것이 실적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할인점 순매출은 9천8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줄었고 영업이익은 93.8% 줄어든 22억원으로 집계됐다.

슈퍼 역시 3분기 순매출 3천136억원, 영업이익 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60.3% 줄었다.

이번 3분기 실적 감소는 정부가 지난 7월 말부터 지급을 시작한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다만 롯데마트의 실적 감소가 장기화된 문제라는 점이다. 롯데마트 매출은 지난 2023년부터 2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5조5천765억원, 영업이익 650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25.5%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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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4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점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롯데쇼핑의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민생 회복 소비쿠폰 정책 종료와 명절 시기 효과가 사라지면서 할인점 부문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연결 기준 실적 측면에서도 기여도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