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조선소 자동화의 다음 단계로 휴머노이드 도입을 검토하면서 조선업 로봇 전환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중형선사업본부(전 HD현대미포)는 협동로봇을 대규모 도입하며 생산 공정 자동화를 확대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국산 휴머노이드까지 실증 대상에 포함시키며 로봇 기반 생산체계 구축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전문기업 에이로봇은 울산 HD현대중공업 중형선사업본부에 방문해 휴머노이드 기능을 시연한다. 산업통상부가 추진하는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 프로그램 '맥스(M.AX)' 일환으로 실증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HD현대중공업 중형선사업본부는 최근 대규모 협동로봇 도입을 결정한 데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휴머노이드를 검토하는 단계까지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협동로봇 27대를 추가 발주하며 협동로봇 운영 규모를 55대로 키웠고, 설계·생산 통합 소프트웨어 기반 공정 자동화도 확대하고 있어 휴머노이드와의 기술적 접점이 커지고 있다.
에이로봇은 휴머노이드 조선소 적용을 단번에 고난도 작업으로 끌어올리지 않고, 현장 수용성과 안전성 중심의 단계적 도입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는 "휴머노이드가 바로 용접까지 들어가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처음에는 화재감시 같은 안전 기반 업무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난이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선 현장의 가장 필수적이면서 인력 수급난이 심각한 공정부터 휴머노이드에 맡기고, 이후 좁은 공간 작업·비정형 공정 보조 등으로 역할을 늘려가는 로드맵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조선소 휴머노이드 실증을 현실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가장 합리적 접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에이로봇은 지난 5월 HD현대미포(현 중형선사업본부)·HD현대로보틱스·한양대학교와 함께 '산업현장 적용 휴머노이드 개발' 협약을 체결하며 조선소 전용 휴머노이드 개발에 나선 바 있다. 이들은 조선소 블록 내 이동, 좁은 공간에서의 작업 자세 구현, 고열·스패터 환경 대응 등 조선업 특화 기능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연은 그 연장선에서 진행되는 실증 단계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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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조선 3사는 최근 1~2년 사이 협동로봇 170여대를 투입했다. 인력난이 구조화된 상황에서 로봇 없이는 생산 속도 유지가 어렵다는 공감대가 내부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협동로봇이 단기 생산성 확보 수단이라면, 휴머노이드는 고난이도·고위험 공정을 장기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자율형 인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조선업 자동화 시장에서 국산 로봇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협동로봇 분야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뉴로메카가 조선소 중심으로 상용 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휴머노이드 분야에서는 에이로봇이 조선 특화 모델을 개발 중이다. 조선업계 자동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로봇이 조선소를 채우는 흐름'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