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생각하는 메타팩토리, 제조 혁신 본격화

AI·디지털 트윈 기반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설비 다운타임 최대 80% ↓

컴퓨팅입력 :2025/11/24 18:56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인력 공백과 시스템 단절 등 제조 현장의 어려움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다.

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 제조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공장 전체를 가상화하고,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예측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메타넷은 24일 디지털 트윈 기반 자율운영 솔루션 '메타팩토리'를 선보였다. 제조 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기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겠다는 목표다.

메타팩토리는 공장 전체의 데이터를 3D로 통합 시각화해 설비 상태, 생산 실적, 품질 지표를 한눈에 보여준다(이미지=메타넷)

AI와 디지털 트윈으로 스스로 생각하는 공장 구현

최근 제조업은 설비 규모나 인력과 더불어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정밀하게 분석하고 활용하는지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한 번 공정에 차질이 생기면 손실이 수십억원 이상에 달할 만큼 민감하고 빠르게 업무가 이뤄지는 만큼 얼마나 오류를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끌어올리는지가 핵심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메타팩토리는 설비, 자재, 작업, 물류 등 공정 전 영역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통합 관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장 전체를 모니터링,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제조 실행 시스템(MES), 감시 제어 및 데이터 수집(SCADA), 전사적 자원 관리(ERP) 등 각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하나의 데이터 허브에 적재하고 이를 다시 3D 가상 환경에 구현한다.

이를 통해 가상환경에서 실시간으로 설비 위치와 상태, 생산 실적, 품질 지표, 에너지 사용량, 알람 발생 현황 등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AI나 분석 도구를 사용하기 어려운 실무자의 진입장벽도 낮췄다. 자연어로 "가장 오래된 자재 세 개를 보여줘"라고 입력하면 AI 어시스턴트가 창고 데이터를 조회해 조건에 맞는 자재를 골라내고 해당 위치를 3D 화면에 표시한다.

메타팩토리의 AI 어시스턴트가 자재 상태를 분석하고, 이상 발생 시 원인을 추적해 관리자에게 자동으로 알림을 전송한다(이미지=메타넷)

다운타임 80% 단축…글로벌 공장 묶어 성과 입증

메타넷은 이미 국내 주요 제조기업의 해외 생산라인에 메타팩토리를 적용하는 등 검증된 성과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전세계 다양한 지역에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인 이 기업은 그동안 지역 환경이나 구축시기에 따라 공장마다 설비 구성과 운영 시스템을 다르게 적용해왔다. 이로 인해 각 공장을 연계한 공정 최적화 전략이 지체되며 시장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일부 공장의 수율 하락 등의 본사와 현장이 여러 차례 메일, 전화로 의사소통해도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아 현장 출장까지 이어지는 등 운영에 차질이 있었다.

메타팩토리를 활용해 시스템을 통한 결과 본사와 해외 공장에서 동일한 화면을 보면서 공정 상태를 논의할 수 있게 됐다. 각 공장의 라인 가동 현황, 제품별 생산량, 준비 작업 진행률, 병목 공정, 안전 관련 경보 등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과거 데이터와 비교 분석 결과도 확인 가능하다.

이를 통해 분석 시간이 기존 5시간의 20% 수준인 1시간으로 줄었다. 설비 다운타임은 최대 80%까지 단축됐고 설비 고장 조치 시간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 내부 분석이 나왔다. 설비 가동률은 10~20%포인트 높아졌고, 품질 지표도 약 5%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관리자 1인당 연간 300시간 이상에 해당하는 업무 시간이 줄어든 효과도 있었다. 문제 진단을 위한 출장 횟수가 줄어들면서 시간·비용 부담이 감소했고, 전체적으로는 연간 수백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넷은 이를 "단순 모니터링 시스템을 넘어 수익 구조 개선에 직접 기여하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한다.

LLM 기술을 활용해 품질, 설비, 물류 등 관련 AI 에이전트를 자동으로 호출하여 통합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메타팩토리(이미지=메타넷)

에이전틱 AI로 '스스로 분석하는 공장' 구현

메타넷은 최근 에이전틱 AI를 메타팩토리에 도입하며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다. 연계된 다양한 서비스와 데이터를 활용해 주어진 업무나 요구사항에 따라 스스로 어떤 데이터를 찾고 분석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관리자가 "지난주 A제품 수율이 왜 떨어졌는지 알려줘"라고 요청하면 메타팩토리는 품질, 설비, 물류 등 영역별로 특화된 에이전트를 동시에 호출한다. 품질 에이전트는 제품별·시간대별 수율 변화를 살피고, 설비 에이전트는 해당 라인 설비의 온도·압력·전류·진동 로그를 분석한다. 물류 에이전트는 원자재 입출고 이력, 보관 기간, 공급업체 변경 여부를 확인한다.

이후 각 에이전트 분석 결과를 종합해 "특정 시점 이후 도입된 원자재 배치와 설비 온도 상승이 수율 하락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식의 인사이트도 제시한다. 단일 화면에서 수율 그래프, 설비 로그, 자재 이력 등 관련 데이터를 함께 확인하며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메타넷 측은 "기존에는 IT, 데이터 분석 인력이 며칠씩 붙어서 처리해야 했던 업무를 AI가 자동으로 분류해 병렬로 처리 후 분석 결괴를 제공한다"며 "숙련된 현장 전문가의 직관과 데이터 과학자의 분석 능력을 동시에 발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넷이 산업 적용형 AI 전략을 금융·제조업 분야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진=메타넷)

보안과 성능 함께 잡은 하이브리드 AI 아키텍처

제조산업에서 AI, 클라우드 등 최신 기술 도입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는 보안이다. 생산 라인 구성, 설비 운영 패턴, 불량 유형, 원가 구조 등은 모두 기업의 핵심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만큼 이러한 데이터 유출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메타팩토리는 이런 특성을 고려해 하이브리드 및 분산형 AI 아키텍처를 채택했다. 민감한 생산 데이터와 공정 노하우는 외부망과 분리된 사내 프라이빗 대규모언어모델(LLM)에서만 처리한다. 외부로 나가면 안 되는 데이터를 로컬 환경 안에서만 학습·추론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매뉴얼, 공지, 기술 문서, 외부 레퍼런스 등은 오픈소스 LLM을 활용해 빠르게 시장에 대응한다.

메타넷은 이러한 구조를 바탕으로 메타팩토리의 활용 영역을 제조업에서 스마트 물류, 에너지 관리, 플랜트 운영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설비와 자산이 넓은 지역에 분산돼 있고, 실시간 모니터링과 예측 정비가 중요한 산업일수록 디지털 트윈과 AI 결합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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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넷 윤봉근 전무는 제조업의 변곡점을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생각하는 공장' 시대로의 진입"이라며 "단순히 로봇과 자동화 설비를 많이 들여놓는다고 경쟁력이 확보되는 시대가 아니라 설비·사람·데이터를 하나로 보는 통합 관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트윈은 대규모 공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동하고 3D 환경에서 공정을 정밀하게 시각화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자율운영 공장을 구현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이 과정에서 메타팩토리는 공장 운영의 가시성과 예측 정밀도를 높이고, 의사결정을 가속화해 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