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의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가 내부 고발자 소송에 휘말렸다고 CNBC 등 외신들이 최근 보도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과정에서 안전성을 둘러싸고 로봇 개발자와 회사 측 주장이 엇갈리며 진실 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피규어AI의 전 제품 안전 책임자 로버트 그룬델은 경영진에 ”로봇이 인간의 두개골을 부러뜨릴 만큼 강력하다”고 경고한 뒤 부당하게 해고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그룬델의 변호인은 원고가 브렛 애드콕 피규어AI 최고경영자(CEO)와 수석 엔지니어 카일 에델버그에게 로봇의 잠재적 치명성을 경고했다. 경영진에게 ”한 로봇이 오작동으로 강철 냉장고 문에 약 0.6cm 상처를 냈다”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최근 피규어AI는 390억 달러(57.4조원)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관심을 모았다. 이는 2024년 초에 비해 15배 상승한 수치다.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로 같은 기업 뿐 아니라 제프 베조스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기업 가치가 급등했다.
이런 상황에서 내부 고발 소송이 제기되면서 논란에 휘말렸다.
그룬델 측은 회사가 투자 유치를 위해 안전 로드맵을 '미끼'로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그는 두 곳의 잠재적 투자자 앞에서 안전 계획을 발표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후 해당 투자자들은 실제로 투자를 진행했다.
하지만, 투자가 확정된 바로 그 달, 경영진은 투자 결정의 핵심이었던 제품 안전 계획을 '무력화'하거나 등급을 ‘강등’ 시켰다. 그러자 이런 조치는 사기적 행위로 볼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게 그룬델의 주장이다.
그룬델은 경제적 손해배상, 보상적 손해배상,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배심원 재판을 요구하고 있다. 변호인인 로버트 오팅어는 CNBC에 "제품 출시를 서두르는 성급한 접근 방식이 대중에게 명백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휴머노이드 로봇 안전과 관련된 최초의 내부고발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피규어AI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그룬델은 성과 부진으로 해고됐다”며, ”그의 주장은 거짓이며 회사 측은 법정에서 이를 철저히 반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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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현재 테슬라, 보스턴 다이내믹스, 피규어AI 등이 미래형 로봇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는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5월 보고서를 통해 “2030년대에 도입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2050년까지 시장 규모가 5조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IT매체 기즈모도는 이번 소송이 인간을 공격할 수 있는 강력한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가 서둘러 진행되는 동안, 한직으로 밀려난 한 기술자가 이를 경고하지만 해고되는 모습이 이 마치 공상과학(SF)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