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틱 인공지능(AI) 시대가 왔습니다. AI는 사람 지시 없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율적 기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 핵심에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데이터 수준이 곧 에이전틱 AI 성능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지디넷코리아는 이번 [SW키트 스페셜] 기획을 위해 미국의 데이터 관리 기업 데이터브릭스와 스노우플레이크, 디노도를 방문했습니다. 각 기업이 어떻게 데이터 품질을 확보하고, 어떤 전략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지 조명합니다. [편집자주]
"데이터 생태계는 본질적으로 분산됐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진 데이터를 효율적으로로 통합해 관리하는 방식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방대한 데이터로 작동하는 에이전틱 인공지능(AI)이 성장할수록, 데이터 가상화 존재감이 커질 것입니다."
앙헬 비나 디노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팔로알토 본사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에이전틱 AI 시대에 데이터 가상화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디노도는 1999년부터 데이터 가상화 플랫폼을 운영해 왔다. 데이터 가상화는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데이터를 한 화면에서 같이 볼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를 실제로 옮길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업은 복잡한 이동 작업 없이도 통합된 데이터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보통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는 고객관계관리(CRM)를 비롯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온프레미스 DB, 클라우드 플랫폼 등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다. 디노도는 이런 데이터를 실제로 옮기지 않고도 한 화면에서 통합해 볼 수 있도록 '논리적 통합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각 시스템의 데이터를 메타데이터로 연결해 같은 의미·정보로 묶는다. 기업은 서로 다른 위치의 데이터를 마치 한 시스템처럼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또 디노도는 데이터 위에 ‘가상 계층’을 마련했다. 이를 활용하면 사용자 권한 관리, 민감 정보 마스킹, 부서별 맞춤형 데이터 제공 등 다양한 요구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어 보안과 거버넌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AI 시대 데이터 관리, 단일 플랫폼으론 부족"
비나 CEO는 에이전틱 AI 시대에 데이터 가상화 방식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봤다. 그는 "데이터 생태계는 본질적으로 분산됐다"며 "흩어진 데이터를 메타데이터로 통합해 관리하는 가상화 방식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나 CEO는 "특히 에이전틱 AI는 스스로 추론하고 워크플로를 생성한다"며 "높은 데이터 접근성과 구조 이해력, 시의성이 필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멀티클라우드와 강력한 거버넌스, 보안까지 모두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요구를 충족하려면 기업 데이터 관리 기반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단일 데이터 플랫폼만으로는 충족하기 어려운 조건이라서다.
비나 CEO는 이런 상황에서 데이터 가상화 필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 가상화는 데이터를 옮기지 않고 통합한다"며 "고객에게 데이터를 우리 플랫폼으로 옮기라고 요구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데이터를 플랫폼 내부에 저장해야 하는 웨어하우스·레이크하우스 기업들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짚었다.
실제 기업은 온프레미스 데이터베이스와 클라우드, 레이크하우스 등 여러 시스템에 데이터를 분산된 형태로 관리하고 있다. 이에 모든 데이터를 특정 스토리지로 모으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는 "일부 데이터는 이동할 수 있지만, 대다수는 기존 위치에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비나 CEO는 "데이터는 앞으로도 여러 시스템에 나뉘어 존재할 것"이라며 "방대한 데이터를 아우르는 가상화 통합이 필수"라고 말했다.
데이터 정책 자문도…韓 데이터 보호주의에 '긍정'
비나 CEO는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데이터 접근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밝혔다. 현재 여러 데이터 소스가 동시에 연결돼 보안과 거버넌스 요구가 훨씬 정교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발맞춰 그는 글로벌 데이터 보안과 거버넌스 정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각국 데이터 정책 자문도 진행 중이다.
비나 CEO는 각국 데이터 주권과 개인정보 보호, 기술 규제 같은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정책 담당자에게 기술이 실제 가능한 일과 한계를 설명하는 식이다.
비나 CEO는 한국의 데이터 정책을 높게 평했다. 그는 "한국은 오랫동안 자국 데이터 생태계를 강하게 보호해 왔다"며 "다수 디지털 시장을 미국 플랫폼에 의지하고 있는 유럽과 비교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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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은 기술 주권을 지키기 위해 자국 산업을 키우는 방향을 택했다"며 "데이터 보호주의 정책 덕에 현재 택시 호출이나 간편결제, 지도 서비스 등에서 한국 기업이 성장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어 "글로벌 플랫폼을 따를 것인지, 자국 산업을 키울 것인지는 늘 논쟁이 있을 수 있다"며 “앞으로 이런 균형 잡힌 정책 논의가 한국서 지속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