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해법은 유럽"…현대차, EU 공략 위한 신규 기술센터 가동

유럽 시장 회복 흐름 속 현대차 주춤…현지화·프리미엄으로 반전 모색

카테크입력 :2025/11/10 14:32

현대자동차가 대외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과 내수 둔화에 대응해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현지화 연구개발(R&D) 인프라를 확대하고, 수익성 높은 제네시스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독일 뤼셀스하임에 위치한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HMETC)에 신규 R&D센터를 지난 6일(현지시간) 개소했다.

현대차는 신규 R&D센터 건설에 1억5천만유로(2천520억원)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내부에는 소음·진동·불편감(NVH) 시설과 전기차, 하이브리드, 내연기관 등 모든 파워트레인을 테스트할 수 있는 설비와 전기차 충전 연구실, ADAS 등을 개발하는 전자개발센터 등을 갖췄다.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HMETC)

타이론 존슨 현대차·기아 유럽기술연구소장은 "이번 투자는 유럽 시장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유럽은 현대차의 장기 성장 전략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새로 확충된 연구 역량은 브랜드 간 협업을 강화하고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이번 전략 투자는 최근 대미 수출 차량 및 부품에 부과하는 25% 관세에 대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유럽 자동차 시장이 회복세에 들어서는 상황에서 1천680원에 달하는 원·유로 환율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은 전기차의 성장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역내 9월 신규 자동차 등록대수는 88만8천672대로 지난해 동월 대비 10% 증가했다.

유럽은 올해 들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급속 성장세에 올랐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EU 역내 전기차는 130만188대가 등록됐다. 점유율은 16.1%로 전년 대비 3.1%p(포인트) 증가했다. EU 4대 시장 중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의 전기차 증가율은 38.3%에 달한다.

현대차는 유럽 시장이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판매량은 감소하는 추세다. 현대차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31만5천885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것으로 같은 기간 유럽 내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약 16.4% 상승한것과 대조된다.

현대차 아이오닉 '콘셉트카쓰리'

현대차는 유럽 시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난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2025'에 4년 만에 참가해 유럽형 소형 전기차 콘셉트카 '콘셉트 3'를 선보였다. 유럽 시장에 6종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하고 2027년까지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 전동화 중심 라인업을 구성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제네시스는 유럽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2천660대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고성능 프리미엄 브랜드 시장으로 대표되는 유럽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을 공식 발표하고 프랑스 르망 내구레이싱에 참여하는 등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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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가 유럽 자동차 시장이 회복세인데도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고, 중국 전기차의 시장 진출과 성장에 위기의식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 R&D 센터를 통해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독일 기업과 기술협력을 모색하는 방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10월 국내 시장에서 5만3천822대를 팔아 전년 동월 대비 17.1% 감소했다. 다만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58만9천28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이는 자동차 신규 구매자에 대한 개소세 30% 인하 조치 종료를 앞둔 수요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