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사이버 공격은 단순 해킹을 넘어 기업의 백업 시스템과 재해복구 인프라까지 직접 노리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여기에 전력 사고나 화재 등 물리적 재난이 결합되면서 기업의 데이터 자산과 운영 시스템을 동시에 위협하는 복합 리스크 환경이 형성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단순 방어가 아닌 ‘공격이나 재난 이후 얼마나 빨리 복구하고 정상 운영을 재개할 수 있는가’를 핵심 지표로 삼으며 ‘복원력(Resilience)’에 주목하고 있다. 관련 서비스와 인프라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를 비롯한 국내 주요 IT 기업들도 보안과 회복탄력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를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복원력은 공격이나 장애 발생 시에도 핵심 시스템을 신속히 복구해 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IT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 운영 전반에 걸친 전략적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복원력 체계는 ▲자동화된 백업 ▲불변(Immutable) 및 에어갭 백업 ▲재해복구(DR) ▲업무연속성계획(BCP) 등으로 구성된다.
글로벌 기술 선도 기업들은 각자의 인프라 강점을 바탕으로 보안·백업·복구를 통합한 복원력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IBM은 복원력을 단순한 IT 기능이 아닌 비즈니스 연속성과 운영 복원의 핵심 요소로 정의한다.
대표 솔루션인 IBM 사이버 리커버리는 백업 데이터와 복구 인프라를 완전히 분리된 에어갭(Air-gap) 환경에 배치해 랜섬웨어나 내부 침해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안전한 복구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단일 장애 지점을 제거하고, 공격자 접근이 불가능한 격리 구역에서 데이터를 보호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IBM은 하이브리드·멀티클라우드 환경을 지원하는 재해복구(DR) 아키텍처 컨설팅을 병행해 금융, 제조, 공공 등 미션 크리티컬 산업 고객의 데이터 무결성과 가용성을 동시에 보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스토리지와 데이터 보호 분야의 강점을 기반으로 ‘멀티클라우드 데이터 보호 및 AI 기반 복원력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델의 접근 방식은 복원력을 단순한 보안 기능이 아니라 데이터 인프라 설계 전반에 내재화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AI 기반 이상 탐지와 데이터 무결성 검증 기능을 백업 환경 내부에 탑재해 단순 복구 단계를 넘어 ‘복구 가능한 백업’ 구조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백업 데이터가 감염되거나 변조되더라도 이상을 자동 탐지하고 안전한 복구 지점을 확보할 수 있다.
뉴타닉스는 복원력 확보를 위한 인프라 자동화에 집중하고 있다. ‘원클릭 리커버리’ 기능은 시스템 침해나 장애 발생 시 몇 분 이내에 서비스 복구를 가능하게 하며, 복잡한 수동 절차 없이 인프라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백업 데이터를 임의로 변경하거나 삭제할 수 없는 불변(Immutable) 스토리지 구조를 도입해 랜섬웨어 공격이나 내부자 위협으로부터 데이터를 보호한다. 이는 물리적 재난과 사이버 위협이 공존하는 현실 속에서 인프라 자체가 복구를 자동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국내 주요 IT 기업들도 보안·백업·재해복구(DR)를 아우르는 통합형 전략을 통해 ‘멈추지 않는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S는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역량을 기반으로, 장애 예측과 자동 복구 등 복원력 강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별도 리전 간 실시간 복제 및 자동화된 복구 절차를 지원하며, 실제 장애 상황을 가정한 모의 복구 테스트도 수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스핀글로벌은 멀티클라우드·하이브리드 환경을 지원하는 재해복구(DR)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서비스형 재해복구(DRaaS) 모델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주요 클라우드 플랫폼 간 통합형 DR 설계를 지원해 국내외 기업의 비즈니스 연속성을 뒷받침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에서 손쉽게 재해복구(DR) 구성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리전 간 데이터 복제와 자동 복구 시뮬레이션 기능 등을 통해 기업이 간편하게 복원력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NHN 클라우드는 백업 서비스 강화를 통해 중소·중견기업의 재해복구(DR) 체계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복원력이 대기업 중심을 넘어 보편적 비즈니스 필수 인프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스넷시스템은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의 이중화 설계를 통해 고가용성 체계를 구현하고 있으며, 공공과 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업무연속성계획(BCP)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멀티클라우드 환경을 지원하는 재해복구(DR) 컨설팅과 구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클라우드 DR 블루프린트를 중심으로 맞춤형 복구 아키텍처를 설계해, 고객이 효율적으로 복원력 수준을 점검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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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스토리지 이중화와 고가용성 DR 인프라 솔루션을 통해 기업의 복원력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도 복구 가능한 인프라를 제공함으로써, 클라우드 이전 전 단계의 기업까지 포괄하고 있다.
삼성SDS 전략마케팅실장 이정헌 부사장은 “공공 부문의 DR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유한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각 기관 특성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고 DR 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