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산업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실망으로 이어지고 결국 투자가 철회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수잔 비엘러 국제로봇연맹(IFR) 사무총장은 4일 서울 용산에서 열린 IFR 서비스로봇위원회 회의에서 '휴머노이드 열풍'에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과장된 기대와 현실을 구분해야 한다"며 "휴머노이드 산업은 여전히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엘러 사무총장은 IFR이 7월에 발표한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보고서를 언급하며, 이 보고서의 목적이 "언론의 과도한 관심과 현실의 괴리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언론은 종종 기술이 실제보다 훨씬 더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며 "지속적으로 같은 질문을 받는 대신 근거 자료를 마련해 객관적인 시각을 공유하려 했다"고 말했다.
비엘러 사무총장은 '왜 휴머노이드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의 환경은 인간의 몸에 맞춰 설계돼 있다"며 "문턱, 손잡이, 계단, 공구 등 모든 것이 인간형 동작에 최적화돼 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IFR은 인간 중심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이를 토대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글로벌 정의를 마련했다.
IFR이 제시한 정의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과 유사한 미적 형태(두 팔, 두 다리, 몸통, 머리)를 지니며 별도 환경 적응 없이 인간을 위해 설계된 공간에서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을 뜻한다.
시각·청각·촉각 등 인간형 감각을 갖춘 로봇뿐 아니라 바퀴 기반(휠형) 휴머노이드도 포함된다. 다만 장난감·소형 교육용 로봇은 통계 집계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엘러 사무총장은 IFR이 다목적 휴머노이드 로봇의 통계 분류체계 개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IFR은 단일 목적용 로봇은 해당 산업군(청소·물류·호스피탈리티 등)에 포함하지만, 범용 휴머노이드는 'AP99 기타 로봇' 항목으로 집계하고 있다.
그는 "휴머노이드 이동 형태에 따라 바퀴형·이족보행형·다족보행형 등으로 세분화할 계획"이라며 "산업용 로봇 통계에도 '휴머노이드' 유형을 추가해 보다 세밀한 국가별·산업별 데이터를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연구개발(R&D) 목적이나 맞춤형 제작을 하는 수준이며, 새로 등장한 기업들은 시연용 시제품을 내놓는 단계"라며 "적용 분야와 사업 모델은 여전히 검증 중"이라고 덧붙였다.
비엘러 사무총장은 향후 기술 발전의 핵심으로 AI·머신러닝·촉각 센서를 꼽았다. "적응형 AI 시스템, 디지털 트윈, 엣지 컴퓨팅을 통해 로봇이 복잡한 작업 환경을 스스로 학습하고 적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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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비용 소재·복잡한 설계·프로그래밍 난이도 등으로 "아직은 비용 효율적 운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원 차단 시 안전성 문제를 대표적인 규제 과제로 꼽았다. 그는 "휴머노이드가 넘어져 사람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ISO TC 299에서는 '능동적 안정 제어' 기술 표준화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