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 주가, 급등 후 급락…아이온큐, 45달러까지 하락 가능성도

급격한 시장변화·낮은 수익성 등으로 차익실현 매도세 확대

컴퓨팅입력 :2025/10/21 10:59    수정: 2025/10/21 16:25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양자컴퓨팅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불과 한 달 전까지 인공지능(AI)을 이을 차기 핵심 기술으로 주목받으며 폭등했던 종목들이지만 급격한 자본시장 불안과 증자, 차익실현 매도세가 겹치며 급격한 조정을 받고 있다.

21일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온큐의 주가는 59.94달러, 리게티 컴퓨팅은  43.31달러, 퀀텀컴퓨팅은 17.28달러로 지난주 대비 각 24.93%, 20.97%, 14.64% 하락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에 대해 업종 전반의 과열에 따른 조정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양자컴퓨팅 관련 종목은 700%에서 많게는 6천%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실적이 아직 부족하고 기술 상용화 시점도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높게 가치평가됐다는 지적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아이온큐 주가(이미지=구글)

양자컴퓨팅 대표 종목인 아이온큐의 주가 하락 계기는 20억 달러(약 2조7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발표다. 이번 증자는 현금 확보를 위한 조치였지만 시장에서는 지분 희석 우려가 번졌다.

아이온큐의 경우 1천650만 주의 신규 발행과 4천300만 주 상당의 워런트(warrant) 발행 계획을 포함하고 있어,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보유 지분 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불안이 증폭됐다. 이런 우려로 인해 단기 투자자뿐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도 차익을 실현하며 빠져나가는 흐름을 보였다.

일부 리서치 기관은 아이온큐 주가가 추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 투자 리포트에서는 "현재 조정 국면은 단순한 단기 변동이 아니라 과열된 밸류에이션이 현실화되는 과정"이라며 "과거 주가 흐름을 감안할 때 45달러선까지의 하락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다른 분석에서는 "최근 30일 내 30% 이상 급락한 이후 아이온큐 주식은 평균적으로 1년 내 144%, 최대 217% 반등한 전례가 있다"며 "과거 패턴으로 볼 때 반등 여지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다른 주요 양자컴퓨팅 기업들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리게티컴퓨팅도 이달 중순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게이트형 양자컴퓨터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리게티컴퓨팅은 이론적으로는 고성능 범용 양자컴퓨터를 구현할 수 있지만 상업화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리게티가 장기적으로 기술 잠재력은 높지만, 단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회사의 분기 실적 가이던스는 여전히 적자 구조이며, 매출 성장 속도 또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또한 리게티는 최근 내부자 매도 이슈로 시장의 신뢰에도 일부 타격을 입었다. 이사회 멤버 중 일부가 보유 주식을 대량 매도한 사실이 공시되면서, 회사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경영진의 확신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여기에 최고경영진(CEO)의 보유 지분이 낮다는 보도까지 이어지며 투자자 신뢰도에 부담을 주고 있다.

디웨이브퀀텀 역시 같은 시기에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년간 양자 최적화 기술이 물류, 금융, 에너지 등 복잡한 연산 문제 해결에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주가는 1년 사이 수천% 가까이 급등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별다른 실적 악화나 부정적 기업 뉴스가 없었음에도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을 아이온큐(IonQ)를 중심으로 한 차익실현 매도세의 확산 영향으로 보고 있다. 아이온큐의 대규모 증자 발표 이후 양자컴퓨팅 업종 전반에 투자심리 위축이 번졌고, 디웨이브퀀텀 역시 그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앨런 바라츠 최고경영자(CEO)가 보유 주식 약 3만 주를 매도한 사실이 공시되면서 추가 하락 압력이 더해졌다. 내부자 매도는 단기적으로 투자자 신뢰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이미 과열된 주가가 빠르게 식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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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세를 개별 기업의 부진이 아닌, 전반적인 기술주 과열이 해소되는 조정 과정으로 보고 있다. 단기간에 급등했던 주가가 정상화되는 흐름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특정 종목에 집중하기보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다만 양자컴퓨팅 산업은 여전히 기술적 잠재력이 큰 분야로 평가된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성숙도 향상과 산업 전반의 성장세에 힘입어 회복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단기 변동성에 휘둘리기보다는, 신중한 접근과 분산투자를 병행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시장의 공통된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