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미국)=김미정 기자] "기업의 인공지능(AI) 경쟁력은 모델 자체에서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신뢰도와 데이터 활용, 거버넌스 등 조직 전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에이전틱 레이어(Agentic Layer)'를 얼마나 잘 구축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입니다."
세일즈포스 믹 코스티건 세일즈포스퓨처스 부문 부사장은 16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드림포스 2025' 그룹 인터뷰에서 AI 시대 기업 운영 방식을 재설계하기 위해 에이전틱 레이어 구축을 제안했다.
코스티건 부사장은 기업이 AI 모델을 개발·탑재한다고 해서 경쟁력을 무조건 확보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오히려 기술 신뢰와 맥락, 접근성을 포함한 전체 시스템이 비즈니스 가치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코스티건 부사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에이전틱 레이어를 제시했다. 그는 "에이전틱 레이어는 기업 시스템에 기술 경쟁력을 불어넣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레이어는 자율 핵심과 학습 루프, 디지털 트윈, 고객 중심으로 이뤄졌다. 우선 자율 핵심은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업무를 AI와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수행하는 구조다.
그는 "사람이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데이터를 AI가 자동으로 정리·분류하고 시스템에 반영하는 식"이라며 "직원은 기업 전략 수립·의사결정·가치 판단과 같은 고차원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방식으로 인간과 에이전트의 역할을 분리하면 효율성과 민첩성, 생산성이 동시에 오른다"고 덧붙였다.
코스티건 부사장은 학습 루프(Learning loops)도 에이전틱 레이어의 핵심 축이라고 강조했다. 학습 루프는 자동화 시스템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인간이 분석하고 피드백을 주는 과정을 반복하는 구조다. 그는 "이 과정에서 기업은 단순 자동화를 넘어 의사결정 품질을 높일 수 있다"며 "예측과 대응 정확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일즈포스는 학습 루프를 강화하기 위해 기업 간 의미 기반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오픈 시맨틱 인터체인지' 표준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합성 데이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환경 '에버스'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실제보다 빠른 시간 내에 전략을 실험·개선할 수 있다.
코스티건 부사장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도 에이전틱 레이어의 핵심으로 봤다. 이는 기업 전체를 가상 공간에서 그대로 복제해 다양한 전략과 프로세스를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이다. 그는 "기업은 디지털 트윈에서 새로운 업무 흐름이나 정책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사전에 검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디지털 트윈은 AI 학습 루프와 결합해 전략 시뮬레이션과 실제 실행 간의 속도 차이를 줄일 것"이라며 "조직 혁신을 반복적으로 가속화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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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그는 기업이 진정한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로 발전하려면 부서 간 단절을 해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케팅, 영업, 서비스 등으로 나뉜 시스템을 하나로 연결해 고객 여정을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기업들은 부서별 솔루션을 통해 고객 경험을 개별적으로 관리해왔다"며 "여기에 데이터와 피드백 루프를 조직 전체에 연결하면 상황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별 고객 여정부터 기업 전략까지 통합적으로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