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에서 추가 장비를 새로 들이지 않고 기존 인프라만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구현하는 '제로 하드웨어'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10일 IT 업계에 따르면 국내 AI 스타트업들은 스마트글라스·의료 장비·빌딩 제어 시스템 등에 AI를 접목해 기존 설비를 새로운 솔루션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값비싼 하드웨어를 구매하거나 교체하지 않아도 돼 초기 투자 부담이 줄어든다는 평가를 받는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산업 현장 CCTV 영상을 활용해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슈퍼브 영상관제'를 선보였다. 별도 비전 카메라 없이도 안전 모니터링, 이상 행동 탐지, 차량·인원 인식 기능을 지원한다. 영상 자체를 이해해 자연어 검색이 가능하고, 3D 디지털 트윈 구현까지 가능하다.

딥파인은 확장현실(XR) 공간 컴퓨팅 기술 기반으로 스마트글라스나 드론과 같은 보급형 기기를 활용한 원격 업무 솔루션 '다오(DAO)'를 운영한다. 현장 작업자 시야에 직접 가이드를 표시하는 증강현실(AR) 드로잉 기능과 다자간 화상 협업 환경을 지원한다. 현재 경기도 전역 위험 시설 점검이나 식품 제조 공정 품질 검사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검증을 마쳤다.
엑스와이지는 기존 빌딩 내 제어 시스템이나 엘리베이터, CCTV를 통합해 스마트 빌딩으로 전환하는 AI 플랫폼을 구축했다. 로봇 운영과 사물인터넷(IoT) 센서 제어를 단일 소프트웨어(SW)로 관리해 인건비와 전력 소비를 줄이고,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원격 교시·모방 학습으로 로봇 지능화를 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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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분야에서도 기존 장비에 AI를 결합한 솔루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뷰노는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엑스선 촬영 등 병원에 설치된 의료 영상 장비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진단 보조 솔루션을 제공한다. 폐질환 진단을 비롯한 치매 조기 예측, 심정지 위험 분석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며 미국 식품의약청(FDA)과 유럽연합 안전마크(CE) 인증을 받아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용 부담을 줄이고 도입 속도를 높이는 제로 하드웨어 전략은 산업별 AI 확산을 촉진하는 핵심 촉매"라며 "SW 중심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산업 현장의 AI 도입 방식도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