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화학상은 스스무 기타가와 일본 교토대 교수, 리처드(리처드) 롭슨 호주 멜버른대 교수, 오마르 M. 야기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 버클리)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 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이산화탄소 포집이나 촉매 등의 소재로 쓰이는 다공성 물질, MOF(금속-유기 프레임워크)를 개발한 공로로 이들 3인에게 노벨 화학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2025 노벨 생리학상을 받은 사카구치 시몬 오사카 대학 교수에 이어 노벨 화학상까지 받아 과학분야에서 총 31명의 수상자를 보유하게 됐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MOF는 가스나 화학물질이 흐를 수 있는 넓은 내부 공간을 갖춘 분자 구조를 설계할 수 있어, 사막 공기에서 물을 얻거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독성 가스를 저장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화학 반응 촉매 등 바이오 응용 분야에서도 쓰임새가 크다.
세 수상자는 MOF라는 새로운 형태의 다공성 분자 네트워크를 정립했다. 특정 물질을 선택적으로 포획·저장하도록 설계할 수 있으며, 일부 MOF는 화학 반응을 촉진하거나 전도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하이너 링케 노벨 화학위원회 위원장은 "금속-유기 프레임워크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새로운 기능을 갖춘 맞춤형 재료를 만들 수 있어, 기존에 갖지 못하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MOF 연구는 지난 1989년 리차드 롭슨이 원자의 고유한 특성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을 테스트하면서 시작됐다. 리차드 롭슨이 양전하를 띤 구리 이온을 4개 8가 분자와 결합해 크리스탈을 형성했다.
그러나 롭슨 교수가 처음 만든 MOF 분자 구조는 불안정했고, 쉽게 붕괴했으나 이를 기타가와 교수 및 야기 교수가 빌등 블록을 만드는 기초를 제공했다고 노벨 위원회 측은 설명했다.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이날 마련한 노벨 화학상 설명회에서 최경민 숙명여대 교수는 "MOF가 이미 상용화 됐다"며 "LG전자 지난해 공기청정기를 출시했는데, MOF를 적용해 탈취 성능이 타사 대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LG전자가 MOF 적용을 더 확대한다"고 부연했다. 최 교수는 2012~2016년 UC 버클리에서 야기 교수의 지도 아래 박사후과정을 수료했다.
김자헌 숭실대 교수는 "핵심은 다공성"이라며 "나무를 태운 숯을 현미경으로 보면 엄청 많은 구멍이 있고, 표면적이 엄청나다는 걸 알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g 표면적이 1천 제곱미터, 1g 안에 축구장 하나가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며 "이산화탄소 포집이나 사막 물 흡착 등에 유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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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진공에서 공극 유지가 어려웠는데, 기타가와 교수와 야기 교수가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라며 "이들 성과는 합성이 쉽다는 점이며, 고체 화학이지만 유기 리간드 설계할 수 있다는 것과 폭넓게 적용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노벨 수상자들은 상금 1천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6억5천만원)를 나눠 갖게 된다. 앞서 노벨 위원회는 지난 6일 생리의학상, 7일엔 물리학상을 발표했다. 오는 9일엔 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평화상은 10일, 경제학상은 13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