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구치 시몬 노벨 생리의학상에 면역질환 치료 신기원 기대

조절 T세포를 증강‧이식해 질병의 근본 원인 표적 치료 가능해져

헬스케어입력 :2025/10/08 10:29    수정: 2025/10/08 11:05

사카구치 시몬 일본 오사카대 석좌교수가 말초 면역 관용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면서 그의 연구가 향후 암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의 실마리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사카구치 교수를 비롯해 메리 브랑코  미국 시애틀 시스템생물학연구소 매니저, 프레드 람스델 소노마 바이오테라퓨틱스 고문 등을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암 같은 질환에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등 새로운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은 면역 연구의 신기원을 가져왔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자들. (왼쪽부터) 메리 브랑코 미국 시애틀 시스템생물학연구소 매니저, 프레드 람스델 소노마 바이오테라퓨틱스 고문, 사카구치 시몬 일본 오사카대 석좌교수. (사진=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 유튜브 캡처)

제갈동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T세포 수용체는 자신에서 유래하는 수용체도 만들어서 자기를 인식한다. 이를 제거하고자 흉선에서 자가인식 T세포를 제거, 류머티즘 관절염이나 루프스와 같은 자가항체에 의한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알려져 있다.

사카구치 교수는 자가 인식 T세포를 조절하는 기전을 연구해 왔다. 자가인식 T세포는 CD25를 발현시킨다. 이러한 CD25 T세포를 실험군 쥐에 투여하면, 자가면역 질환을 억제한다는 것을 사카구치가 발견한 것이다. 브론코와 렘스델도 X염색체에서 FOXP3 유전자를 발견, 이를 IPEX 증후군 환자에서 실증했다.

즉, FOXP3 유전자가 CD25T세포의 성숙에 핵심임을 발견해 CD25 T세포는 자체 단백을 인식하는 T세포를 억제함을 증명한 것이다. 참고로 자가면역병을 치료하려면 자가조절 T세포가 존재하거나 증가해서, 자기를 인식하는 T세포를 억제해야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

암 치료에 있어 자가조절 T세포가 감소하거나 없어야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 자가조절 T세포(CD25 Tcell)이 발현하는 T세포 수용체를 인위적으로 정상 T 세포에 발현시키면 그동안 난치병으로 알려진 루푸스, 1형 당뇨병,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제갈동욱 교수는 “현재 국내외에서 T세포를 환자에게서 채취해 증폭시킨 후, 인위적으로 이러한 수용체를 발현하게 하는 CAR-Treg 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 유튜브 캡처)

이주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도 “조절 T세포와 FOXP3의 발견이 기초면역학이 임상의학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전환하는지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희귀질환 연구가 일반 질환 이해의 돌파구가 되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IPEX 증후군은 100만 명당 1명 미만의 극희귀질환이다. 해당 환자들에 대한 분자유전학적 연구는 류머티즘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1형 당뇨병 등 흔한 자가면역질환의 병인을 설명하는 핵심 열쇠를 제공했다.

이 교수는 “조절 T세포와 FOXP3의 발견은 자가면역질환을 면역계의 오작동에서 평화유지군의 부족 또는 기능장애로 재정의했다”라며 “IPEX 증후군 같은 희귀질환 연구를 통해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의 공통 기전을 밝혀낸 것은 기초 과학의 힘을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과거 면역억제제로 전체 면역계를 억눌렀다면 이제 조절 T세포를 증강하거나 이식해 질병의 근본 원인을 표적 치료할 수 있게 됐다”라며 “보다 정교하고 부작용이 적은 방향으로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가능성이 열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