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KB금융,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국내 주요 금융그룹 관계자들이 23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KBW) 2025 임팩트’ 1일차 행사 패널토론에 나서 디지털자산 제도화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파급력, 은행 본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하나금융그룹 정혁 비욘드파이낸스센터장은 “스테이블코인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제는 리스크 관리 대상이 아닌 전략적 대응 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룹 차원에서 조직과 협업 체계를 정비하고 시장 변화를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그룹 이상렬 부장도 “그동안 AI 전략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디지털자산을 본격적으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의 제도화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면서 이에 맞는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 윤성후 부장은 “은행 입장에서는 디지털자산이 신사업의 영역이다”라며 “2년 전부터 전담팀을 꾸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개척하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과 STO 같은 새로운 상품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 루이스 김 디지털에셋 팀장은 “2017년부터 블록체인 사업을 해왔지만 규제 부재로 한계가 있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정책과 제도의 정비가 은행에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외환업무 혁신, 무역금융 구조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국가 간 지급결제 실험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토론은 디지털자산이 여신·수신 등 은행 본업에 미칠 영향으로 이어졌다.

하나금융 정혁 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전통 금융에 경쟁 요인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디지털자산을 결합한 새로운 자산관리 상품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KB금융 이상렬 부장은 “예금·대출 비즈니스가 디지털 자산에 잠식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근본적 고민과 함께 토큰화 자산을 담보로 활용하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윤성후 부장은 “디지털자산 확대는 위기이자 기회”라며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성을 보장하는 만큼 담보 기반 신상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루이스 김 팀장은 “결국 고객 자산 포트폴리오 변화가 은행의 수신·여신 구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은행의 신뢰를 웹3 생태계와 결합해 본업을 확장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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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말미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회계 및 리스크 관리 문제도 제기됐다. 신한은행 루이스 김 팀장은 “아직 국내 회계 기준이 없어 미국·일본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며 “결국 신뢰는 수백 년 쌓아온 규제·통제·리스크 관리 체계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KB금융 이상렬 부장은 “스테이블코인의 회계 성격이 유형에 따라 달라 일관된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리저브 투명성 확보, 내부통제,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