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립부 탄 CEO 취임 반 년만에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립부 탄 CEO가 취임 이후 강조해 온 의사결정 단순화 방침에 따라 프로덕트 그룹과 파운드리 그룹의 CEO 대신 각 부문별 책임자가 CEO에 직접 보고하는 형태로 전환됐다.
의사결정 단순화 외에는 고객사 요구에 따라 맞춤형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한 조직이 신설됐다.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등에 APU를 공급하는 AMD의 맞춤형 반도체 사업 모델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인텔 프로덕트 그룹 CEO와 임시 CEO를 맡았던 미셸 존스턴 홀타우스는 임원직에서 내려와 내년 3월까지 인텔에 적을 두고 원활한 전환을 도울 예정이다.
PC용 제품 관련 최고책임자 교체
코어 울트라 등 PC용 프로세서, 아크(Arc) GPU 등을 담당하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총괄(수석부사장)에는 짐 존슨이 선임됐다.

짐 존슨은 1984년 인텔 입사 이후 네트워크와 제조 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인사다. 2018년 이후 주요 PC 제조사와 협력하며 고객사 등을 관리했고 노트북 혁신을 위한 아테나 프로젝트(현 이보)에도 관여했다.
짐 존슨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총괄은 지난 주 대만 PC 제조사 에이서가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한 컨퍼런스에 등장해 차세대 모바일(노트북)용 프로세서 '팬서레이크'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립부 탄 CEO는 "새로운 제품 출시를 앞둔 현 상황에서 짐 존슨의 안정적인 리더십과 컴퓨팅 업계 전반에서 구축한 신뢰관계는 클라이언트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버용 프로세서 사업에 Arm 출신 전문가 임명
최근 AMD 서버용 프로세서 '에픽'(EPYC)과 경쟁에 직면한 데이터센터 그룹 총괄(부사장)에는 NXP 반도체와 퀄컴, Arm을 거친 전문가인 케보크 케치찬(Kevork Kechichian)이 임명됐다.

케보크 케치찬은 ATI(2006년 AMD에 인수)에서 수석 기술자를 시작으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2년간 퀄컴에서 모뎀 기술 등을 개발했다. 가장 최근인 2023년 2월부터 최근까지는 Arm에서 반도체 IP(지적재산권) 대신 풀스택 솔루션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관여했다.
립부 탄 CEO는 "케보크 케치잔은 전략적 비전, 기술적 깊이, 운영적 엄격함을 모두 갖춘 강력한 조합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데이터 센터 시장 전반에서 성장 기회를 포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AI 가속기·네트워킹·소프트웨어 등 서버용 생태계 구축과 함께 지연 없는 제품 적시 출시를 통한 서버 로드맵 정상화, AI 인프라 수요 급증을 겨냥한 포트폴리오 재정비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외부 고객사 겨냥 새 조직 신설
인텔은 외부 고객사를 위한 맞춤형 반도체를 설계할 새로운 조직으로 '중앙 엔지니어링 그룹'을 만들고 초대 수장으로는 케이던스 출신 스리니바산 아이옌가 수석부사장(펠로우)를 임명했다.
그는 1997년부터 올해 6월까지 30년 가까이 케이던스에서 재직했고 최근까지 데이터센터 고객사를 대상으로 핵심 워크로드 처리를 최적화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인텔은 스리니바산 아이옌가 수석부사장이 다양한 외부 고객사를 위한 맞춤형 실리콘(반도체) 개발을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립부 탄 CEO가 취임 이후 강조한 '소프트웨어 우선 접근'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 4월 그는 "앞으로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와 이를 처리할 워크로드에서 시작해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실리콘을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요 책임자 CEO에 직보... 프로덕트 그룹 CEO는 사임
케보크 케치찬, 짐 존슨과 스리니바산 아이옌가 수석부사장 등 세 명은 중간 관리자 없이 립부 탄 CEO에 직접 보고할 예정이다. 이는 립부 탄 CEO가 추진해 온 의사결정 단순화와 상통한다.

각 그룹의 상위 그룹인 인텔 프로덕트 그룹 CEO인 미셸 존스턴 홀타우스는 직책을 내려놨다. 인텔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8-K 보고서를 통해 "미셸 존스턴 홀타우스가 7일 '계약상 정당한 사유'를 들어 퇴직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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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존스턴 홀타우스는 1996년 인텔 입사 이후 PC 클라이언트 마케팅, 채널 제품 관리 등을 담당했다. 팻 겔싱어 CEO 재임중이던 2022년 1월 당시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을 총괄하는 수석부사장으로 임명됐고 작년 말부터 올 초까지 임시 CEO도 수행했다.

미셸 존스턴 홀타우스는 임원직에서 내려와 내년 3월 1일까지 인텔 재직 예정이다. 인텔은 미셸 존스턴 홀타우스가 반 년 가량 고용을 유지하는 한편 원활한 전환을 돕는데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