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치료제 '할돌', 뇌 발달 현격히 저해 "확인"

KIT 연구진, 줄기세포 뇌오가노이드 모델로 약물 유해성 입증

헬스케어입력 :2025/08/14 07:29    수정: 2025/08/14 09:25

얀센이 개발한 조현병(정신분열증) 치료제 할돌(할로페리돌)이 뇌 발달을 방해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가독성과학연구소는 첨단예측연구본부(본부장 김기석) 연구팀이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 조현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할로페리돌이 뇌 발달을 방해한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다고 14일 밝혔다.

할로페리돌(Haloperidol)은 할돌로도 불리는, 폴 얀센이 개발한 조현병 치료제다. 

국내 연구진이 조현병 치료제 할돌의 위해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왼족부터 KIT 강현수 연구원, 이재혁 책임연구원, 김기석 첨단예측연구본부장이다.(사진=KIT)

연구팀은 인간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뇌 오가노이드 모델로 뇌 성숙 단계별 할돌 반응을 관찰했다. 이 결과 할돌이 노치1(Notch1) 신호를 억제, 뇌 신경 발달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십 일 간 뇌 오가노이드에 할돌을 노출한 결과 뇌 오가노이드의 크기가 감소했다. 또 신경 발달이 저해되고, 신경 구조에 이상이 생기는 현상을 관찰했다.

특히 할돌에 의해 노치1의 신호전달 경로 감소도 확인했다. 이는 신경줄기세포의 정상적인 발달을 방해하는 양상으로 해석됐다.

노치1은 세포 간 신호 전달 경로 중 하나다. 세포 분열이나 분화 등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한편, 신경보호제인 프로피온산이나 노치1 활성제인 발프로산을 함께 투여했을 때는 뇌 오가노이드 크기가 유의미하게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부연 설명했다.

김기석 본부장은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항정신병 약물뿐 아니라 항우울제, 항경련제 등 중추신경계 약물의 개발 과정에서 조기 독성을 걸러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약물 안전성 가이드라인 개발과 독성 평가 기준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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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는 기관고유사업인 ‘독성 연구용 정밀 진단·분석 기술 개발 연구과제’ 지원을 받았다. 연구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츠(7월호)에 게재됐다. 

논문은 강현수 연구원과 이재혁 책임연구원(이상 KIT)이 공동저자, 김기석 본부장과 조하나 교수(성균관대학교 의학과)가 교신저자로 등재됐다.

할로페리돌 투여 시점 및 용량에 따른 독성 변화 그래프. 할돌 농도와 시간 격차가 커질수록 뇌 오가노이드 성장 속도가 유의미하게 떨어지는 양상(맨 위 그림 오른쪽 뇌크기와 아래 그림 2개의 오른쪽 뇌크기가 다름)을 연구진이 확인했다.(그림=K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