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부도 찜통더위…기후지도로 직접 확인했더니

과학입력 :2025/07/30 14:54    수정: 2025/07/30 15:14

미국 국립기상청(NWS)이 이번 주 들어 폭염이 계속되자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이번 경보는 미국 동부 지역 중심으로 약 1억 7천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높은 습도로 인한 고온 다습한 날씨로 인해 체감 온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NWS가 미국 전역의 ‘습구흑구온도(WBGT)’가 표시된 지도를 공개했다고 IT매체 기즈모도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도에서 빨간색 지역은 ‘높음’, 회색 지역은 ‘극심함’을 나타낸다.

미국 기상청(NWS) 지도는 30일 습구흑구온도(WBGT)를 보여준다. 빨간색 지역은 ‘높음’, 회색 지역은 ‘극심함’을 나타낸다. (사진=미 기상청/ESRI)

인체는 땀을 흘려 체온을 낮추고, 땀이 증발하면 피부가 냉각된다. 하지만, 습도가 높아지면 이런 과정이 지연되면서 온열 질환 위험을 높인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 지구·행성과학 데이비드 롬프스 교수는 "습구 온도는 말 그대로 습구 온도계의 온도로, 공기가 통과하는 물에 적신 천으로 덮인 온도계로 측정한다"고 밝혔다. 

습구 온도계로 측정한 습구 온도보다 한층 더 발전한 것이 ‘습구흑구온도(WBGT)'다. 온도와 습도, 풍속, 여기에 태양 복사까지 고려해 계산한다. 덥고 습한 환경에서 신체가 경험하는 열 스트레스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WBGT 35도부터 인간의 체내 온도 조절에 한계가 발생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는 상대습도 100%에서는 섭씨 35도, 상대습도 75%에서 섭씨 40도, 습도 50%에서는 46도를 나타낸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연구진들은 이 한계점이 실제로는 훨씬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인체 체온조절 연구실 박사과정 캣 피셔는 "저희 연구에 따르면 습도 100%에서 습구 온도는 30.6도다. 이는 사람이 수 시간 동안 이런 환경에 노출되면 안정적인 체온을 유지할 수 없는 임계치"라고 밝혔다.

지난 29일 NWS은 미국 동부 대부분 지역, 특히 남동부와 중서부 지역에서 WBGT가 섭씨 20도 후반에서 30도 중반이라고 보고했다. 섭씨 32도를 넘는 WBGT 수치는 극심한 온도이며, 직사광선 아래에서 일하거나 운동할 경우 15분 만에 열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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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온다습 환경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롬프스 교수는 "인간이 초래한 지구 온난화는 습구 온도를 상승시켜 건강한 사람조차 생리적 한계에 더 가까워지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한계는 실재한다"고 말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기후 모델은 향후 30~50년 안에 세계 특정 지역에서 WBGT가 35도를 정기적으로 넘을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30만 년 동안 우리 인류는 이런 온도를 견뎌낼 필요가 없었다"며, "지구 온난화가 이러한 상황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고 롬프스 교수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