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가 인공지능(AI) 프로젝트 1차 관문을 통과한 10개 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말을 아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데 비해 중소·스타트업과 학계는 다음 단계에 대한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서면평가 결과 1차 관문을 통과한 10개 정예팀을 25일 선정했다. 선정된 기업은 ▲네이버클라우드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 ▲카카오 ▲KT ▲코난테크놀로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다.
이들 중 네이버클라우드, LG, 카카오, 업스테이지 등 다수 기업은 "현재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일제히 말을 아꼈다. 이는 최종 발표 평가를 앞두고 컨소시엄 구성이나 사업 계획 등 핵심 전략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네이버클라우드 측 역시 "아직 프로젝트 멤버가 확정된 상황이 아니라 답변이 어렵다"고 전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반대로 통신사들은 즉각 환영의 뜻과 함께 다음 평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SKT 관계자는 "남은 선발 과정을 최선을 다해 성실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KT 관계자 역시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된 우리 AI 원팀이 대한민국 국가 대표 AI 기술을 이끌게 할 것"이라며 "국내 AI 대중화와 생태계 확산까지 선도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C소프트에서 분사한 NC AI 역시 자신감을 드러냈다. NC AI 관계자는 "AI 전문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첫 관문을 잘 통과한 것 같아 기쁘다"며 "14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AI를 연구한 기업으로서 발표평가 준비도 충실히 해 독자 AI를 책임지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곳은 코난테크놀로지다. 코난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처음부터 발표 평가를 염두에 두고 사업계획서와 함께 발표 자료, 영상을 준비해왔다"며 "현재 막바지 작업 단계"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다음 주 수요일과 목요일로 예정된 발표는 20분으로, 5분짜리 영상 제출이 필수"라며 "AI 역량을 보여주는 시연 영상을 어떻게 해석해 보여줄지 주말까지 고심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더독'의 반란을 보여준 기업의 기쁨은 더욱 컸다. 지난 2월 설립된 스타트업 모티프테크놀로지스 관계자는 "경쟁 후보들에 비해 업계에 덜 알려졌음에도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며 "모회사 모레 시절부터 투입한 노력을 인정받은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 스테이지로 갈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학계 대표로 이름을 올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역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우리 교수님들이 타 테크기업에 비해 자본력은 부족해도 실력만큼은 최고"라며 "이번 기회에 실력이 드러나서 좋고 향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종 선발을 위한 향후 일정은 이미 숨 가쁘게 진행 중이다. 10개 팀은 오는 30일과 31일 이틀에 걸쳐 발표 평가를 치른다. 이 평가에서는 각 팀의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5분 이내의 동영상 시연이 필수로 포함된다.
특히 평가 공정성을 위해 해외 전문가도 평가위원회에 참여하며 이에 따라 참가팀들은 영문 사업계획서와 영문 버전의 시연 동영상도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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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는 발표 평가 이후 다음달 5일부터 이틀간 사업비 심의·조정을 거쳐 8월 초까지 최종 5개 팀을 확정하고 협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선정된 팀들은 사업 기간 동안 6개월 단위의 경쟁형 단계평가를 통해 추가로 압축될 수 있어 'AI 국가대표' 자리를 둘러싼 치열한 생존 경쟁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다음달 초까지는 참가기업 콘소시엄 리스트 및 구체적인 프로젝트 안을 공표하는게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