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충격과 전반적인 산업 둔화로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인도·베트남 스마트폰 시장만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관측이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은 전년 대비 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에는 중국, 인도, 베트남이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의 90% 이상을 제조했다. 이 중 인도가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중국은 관세 본격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생산량 감소와 더불어 내수 시장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반 램 카운터포인트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세계 스마트폰 생산 변화가 가속화됐지만, 관세는 부품 공급업체부터 수입·유통업체, 브랜드부터 제조업체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제조사들은 중국을 떠나 다른 국가로 생산 거점을 분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가장 큰 수혜국은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와, 중국과의 지리적 거리가 가깝고 소비가전 부문에서 발달된 위탁 생산·수출 인프라를 갖춘 베트남"이라고 언급했다.
인도는 최대 수혜국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애플과 삼성의 수출 수요에 힘입어 인도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의 20%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제조 및 수출 허브인 베트남 역시 삼성과 모토로라를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프라치어 싱 카운터포인트 책임연구원은 "전통적인 글로벌 전자제품 위탁생산(EMS) 대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인도에 투자함에 따라 인도의 제조 역량이 크게 향상되어 이제는 더 높은 생산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도의 제조 생태계 전반이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생산 수율과 복잡성 측면에서 현지 제조 역량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인도 정부 또한 부품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최근 전자부품 제조 지원 정책(ECMS)을 도입해 기업들의 인도 투자와 현지 생산을 장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운터포인트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인도가 장기적으로 가장 큰 수혜국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밖의 지역은 스마트폰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제한적인 데다 자국 내 스마트폰 수요도 약화됨에 따라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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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샤 카운터포인트 연구위원은 "애플이 미국 공장에서 아이폰을 생산한다면 아직 모든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격이 최소 15~20%, 즉 150~200달러가량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비용 증가는 주로 인건비, 공장 투자 비용(설비투자비의 감가상각비), 물류비용 차이에서 기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운터포인트 측은 "공급망을 전환하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이는 막대한 노력과 자본, 그리고 시간을 필요로 한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 국가들도 현재의 제조 역량과 생산 능력을 갖추기까지 수십 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