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에서 사라진 운석, 지구에 왔나 [우주로 간다]

英 연구진, 수성 운석일 가능성이 높은 암석 2개 발견

과학입력 :2025/07/07 16:36    수정: 2025/07/07 17:29

지금까지 지구에 온 대부분의 운석들은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달이나 화성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운석도 지금까지 약 1천 개 가량 확인됐다. 이런 운석들은 소행성이 해당 천체의 표면에 충돌해 일부 물질을 우주로 튕겨내면서 그 파편 일부가 지구까지 온 것으로 보인다.

이런 파편들 중에 수성에서 온 운석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성에서 온 운석은 발견되지 않았고 이는 오랜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왼쪽은 NASA 메신저 우주선이 관측한 수성의 모습. 오른쪽은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수성의 실제 색깔과 비슷한 이미지 (출처=NASA/존스홉킨스대학교 응용물리학연구소/워싱턴 카네기 연구소)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6일(현지시간) 최근 수성에서 왔을 가능성이 높은 두 개의 운석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은 비영리 학술매체 더 컨버세이션이 처음 소개했다.

영국 오픈대학 벤 라이더-스톡스 연구진은 수성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는 2개의 운석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과거 미국 항공우주국(NASA) 메신저호의 관측을 통해 수성 표면의 주요 구성 성분은 나트륨이 풍부한 사장석, 철분 함량이 부족한 휘석과 감람석, 올다마이트와 같은 황화물 광물 등으로 알려져 있다.

수성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암석 샘플 ‘Ksar Ghilane 022’와 ‘NWA 15915’이 발견됐다. (출처= Jared Collins)

최근 오픈대학 연구진은 ‘Ksar Ghilane 022’ 와 ‘NWA 15915’ 운석이 수성에서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두 암석 샘플 모두 서로 관련이 있어 아마도 같은 행성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두 암석 샘플의 광물학적 특징과 표면 구성 또한 수성의 지각과 유사해 그 가능성을 높였다.

두 운석 모두 감람석과 휘석, 소량의 사장석과 올다마이트를 함유하고 있어 수성 표면 구성 성분에 대한 예측과 일치했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차이점은 있다. 두 운석 모두 사장석을 소량 함유하고 있는 반면, 수성 표면에는 사장석이 37% 이상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추정돼 차이를 보였다. 이번에 발견된 샘플의 나이는 약 45억 2천800만 년으로 추정됐는데, 이는 수성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표면 운석의 나이 약 40억 년보다 훨씬 오래됐다.

만약 이 운석들이 수성에서 유래했다면, 이는 현재 수성 표면에 더 이상 보존되지 않은 초기 물질일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베피콜롬보가 수성의 두 번째 근접비행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촬영했다. (사진=ESA)

유럽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발한 베피 콜롬보 탐사선은 현재 수성 궤도에 진입해 향후 고해상도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할 예정이다. 이 자료는 이 암석 샘플의 기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성은 태양과 매우 가깝기 때문에, 우리가 수성에서 직접 샘플을 채취하는 것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때문에 자연적으로 수성에서 온 파편이 지구에 떨어졌다면 수성 표면을 직접 연구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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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운석이 수성에서 왔다면, 수성의 형성과 진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고 외신들은 평했다.

물론, 우리가 수성을 방문해 샘플을 가져오기 전까지는 운석과 행성의 연관성을 평가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