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의 ‘확장 출시’를 통해 한국 시장 재공략에 나선다. 단순한 게임이 아닌 생태계 중심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다양한 한국형 콘텐츠와 협업 전략을 내세웠다.
에픽게임즈는 11일 서울 강남 안다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포트나이트의 새로운 콘텐츠와 운영 전략을 발표했다.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는 “이번 발표를 보면 왜 ‘확장 출시’라는 말을 쓸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에픽게임즈에게 포트나이트는 언리얼 엔진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과를 낸 ‘아픈 손가락’이었다”고 설명했다.
에픽게임즈는 2009년 5월 한국에 첫 해외 지사를 설립했다. 이후 2010년 ‘언리얼 서밋’을 시작으로 한국 내 개발자 커뮤니티 기반을 넓혀왔다. 250명 규모였던 언리얼 서밋은 2024년 1만1천 명 이상이 참가하는 ‘언리얼 페스트’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이처럼 내실에 집중한 방식이 언리얼 엔진의 성공을 이끌었다”며 “포트나이트도 마케팅 중심이 아닌, 생태계 기반 내실 전략으로 전환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포트나이트의 새로운 콘텐츠는 크게 두 축이다. 하나는 에픽이 직접 제작한 게임들로, 한국 시장에 맞춘 ‘레고 포트나이트’ 시리즈와 FPS 신작 ‘발리스틱’이 대표적이다. ‘레고 포트나이트 오디세이’는 8인 생존·크래프팅 게임이며, ‘브릭 라이프’는 최대 52명이 즐기는 소셜 플레이 게임이다. ‘발리스틱’은 5 대 5 팀 기반의 1인칭 슈팅 게임으로, 전략과 팀워크를 강조하며 라운드 방식의 경쟁이 특징이다.
다른 한 축은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생태계다. 2023년 출시된 언리얼 에디터 포 포트나이트(UEFN)를 통해 총 26만 개 이상의 콘텐츠가 제작됐고, 누적 플레이 시간은 112억 시간을 돌파했다. 박 대표는 “UEFN은 단순한 맵 편집기가 아닌 게임 제작 툴이며, 발리스틱도 일부 이 툴을 활용해 제작됐다”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콘텐츠도 다수 포함됐다. ‘릴로드’와 ‘빌드 제로’는 각각 리스폰 기능이 있는 빠른 템포의 배틀로얄, 건축 없이 전투만 가능한 모드로, 한국 유저 취향을 반영한 설계다. 여기에 랭크 모드도 전격 도입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다양한 콜라보레이션도 공개됐다. 오징어 게임 IP는 오는 27일부터 UEFN을 통해 제작 가능하며, 손흥민 선수는 21일 게임 내 등장 예정이다. 또한 아일릿, 지민, 엔하이픈의 음원 4종이 포트나이트 페스티벌 ‘잼 트랙’으로 추가됐다.
국내 유저 접근성도 강화됐다. 넥슨 PC방과의 제휴로 전국 모든 넥슨 PC방에서 포트나이트 접속이 가능하며, 안드로이드 유저를 위한 원스토어 다운로드도 지원된다.

질의응답에서 박 대표는 “과거에는 콘텐츠 완성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지금은 기술적 성숙도와 K-컬처 요소까지 더해져 전혀 다른 게임으로 느껴질 것”이라며 “언리얼 엔진처럼 포트나이트 생태계도 한국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에릭 윌리엄슨 에픽게임즈 디자인 시니어 디렉터는 “궁극적인 목표는 플레이어와 크리에이터가 함께 콘텐츠를 만들고 나누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UEFN을 통해 유저들이 현실적인 스타일부터 만화 같은 표현까지 다양한 창작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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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 IP와의 협업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제든 열려 있으며, 팬들의 요청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행사와 이벤트 역시 준비 중으로, PC방 단위 파티·경쟁 이벤트, UEFN 활용 콘텐츠 제작 행사 등이 예고됐다.
박 대표는 끝으로 “포트나이트는 더 이상 베틀로얄 게임이 아니다”라며 “크리에이터, 아티스트, 브랜드가 함께 만드는 새로운 K-생태계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