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야생 앵무새들이 음수대에서 물을 마시는 법을 배워 화제가 되고 있다고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주국립대학교 연구진은 시드니 야생 앵무새들이 손잡이를 돌려 음수대에서 물을 마시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앵무새들이 발로 손잡이를 돌려 물을 마시는 장면이 담겨 있다. 특히 한 앵무새가 물을 마시는 동안 다른 앵무새들이 줄서서 기다리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생물학 회보(Biology Letters)’에 게재됐다.

앵무새는 지능이 뛰어난 새로, 도구를 사용하고 퍼즐을 풀 뿐 아니라 골프까지 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 담긴 것은 호주가 원산지인 ‘큰유황 앵무새(Cacatua galerita)’다. 이 앵무새는 시드니에서는 쓰레기통을 뒤져 먹이를 찾는 것으로 알려져 ‘쓰레기 앵무새’로 불리기도 한다.
2018년 시드니 서부를 걷던 한 연구원은 음수대를 이용하려고 줄을 서 있는 큰유황 앵무새를 발견했다.
호주국립대학교 인지생태학자이자 연구 공동 저자인 루시 애플린은 "연구팀에 이 사실을 처음 보고했을 때, 모두 매우 흥분했다"면서 "그 때부터 이 특이한 행동을 어떻게 더 연구할 수 있을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고무 두껑에 주둥이가 내장된 식수대와 스프링이 장착된 회전 손잡이가 있는 식수대 주변에 동작 감지 카메라 두 대를 설치했다. 영상 분석 결과, 앵무새가 이 식수대를 작동시키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소근육 운동 능력과 일련의 동작이 필요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앵무새들은 두 발을 사용해 회전 손잡이를 돌린 다음, 체중을 실어 손잡이를 시계방향으로 돌려 물을 마셨다. 영상에서 앵무새들이 음수대 수도꼭지를 열려고 시도 중 약 50%가 성공했다.
애플린은 이런 행동이 한 마리의 앵무새부터 시작됐으며, 다른 새들이 이를 관찰하면서 지역 개체군으로 퍼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앵무새들은 다른 새들로부터 음수대 사용 아이디어를 얻은 뒤 각자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만의 터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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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러한 행동이 지역 조류 개체군 내에 널리 퍼져 있고 잘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어떤 새들은 완전히 알고 있고, 어떤 새들은 아직 배우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앵무새들은 이 음수대를 주요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앵무새들이 다른 곳에 있는 물보다 왜 이 복잡한 음수대를 사용하는 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새들이 이 곳의 물 맛을 더 선호하거나, 탁 트인 공간에 있는 음수대가 더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