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부문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본격 도입하기 위해 적극 나선 가운데 LG CNS가 기술력을 인정 받아 약 300억원 규모인 '외교부 AI 플랫폼' 구축 사업자로 선정됐다. 공공기관이 발주한 AI 사업 중 가장 큰 규모로, LG AI연구원의 엑사원(EXAONE), 캐나다 글로벌 AI 기업 코히어(Cohere)과의 협업이 성과를 내는 데 주효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외교부와 '지능형 AI 외교안보 데이터 플랫폼'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외교부 본부, 재외공관, 유관 정부조직 등의 외교업무를 지원하는 AI 플랫폼 및 서비스를 구축해 외교 업무 전반의 효율성과 대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LG CNS는 외교부에 특화된 ▲AI 모델 파인튜닝 ▲AI 플랫폼 구축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 ▲데이터 관리체계 수립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외교데이터관리시스템 개선 ▲보안 체계 구축 등을 맡는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외교문서 초안작성, 문서분류 및 요약, 외교업무 관련 정보관리 등 현업 담당자를 위한 어시스턴트 AI ▲실시간 글로벌 이슈 모니터링 및 허위정보탐지를 통해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전략수립 AI ▲영사민원 챗봇 시스템을 통한 대국민 AI 등 외교 특화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특히 실시간 이슈 모니터링 서비스의 경우 검색량이 급증하거나 글로벌 외교 관련 국내외 데이터를 AI가 자동으로 수집·분석해 이슈 현황이나 키워드, 연관된 국가 등을 보고서 형식으로 즉각 생성해준다. 이를 통해 외교부 공무원들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다양한 사건, 타 국가간 외교 갈등 등을 한눈에 파악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대외비 정보가 많은 외교부 특성에 맞춰 LG CNS는 AI 사용 전 과정에 강력한 보안 체계도 구축한다. 보안 체계는 AI가 사용자의 데이터 접근 권한을 고려해 답변 수준을 필터링하거나, 사용자의 데이터 접근 기록 등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모니터링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다. 또 LG CNS는 외교부에서만 접근 가능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해 데이터가 외부망으로 유출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계획이다.
LG CNS는 한국어 역량이 가장 우수한 '엑사원', 코히어와 공동으로 개발한 다국어 거대언어모델(LLM) 등 AI 모델들을 외교부 AI 플랫폼에 멀티엔진으로 탑재한다. 이를 외교부 내부 데이터로 학습시켜 각 모델별 강점에 맞게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한국어 기반 AI 서비스 개발에 엑사원을, 외국어 기반 AI 서비스에 코히어와 공동 개발한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다.
LG CNS와 코히어와 공동개발한 LLM은 23개국 언어에 능통한 고성능 AI 모델이기 때문에 전 세계 각지의 언어로 된 데이터를 취급하는 외교부에 적합하다. LG CNS는 지난 3월 코히어와 공공·금융 특화 AI 모델 및 에이전틱 AI 서비스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국내 기업 중 코히어와 협업을 맺은 곳은 LG CNS가 유일하다.
코히어는 지난 2019년 구글 전 연구원 출신인 에이단 고메즈, 닉 프로스트와 캐나다 기업가인 이반 장이 설립한 곳으로, 오픈AI·앤트로픽 등을 경쟁사로 두고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세일즈포스, AMD, 시스코, 일본 후지쯔 등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고 있는 상태로, 현재 조달한 자금은 총 9억7천만 달러(약 1조3천468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의 기업 가치는 55억 달러(약 8조원)에 이른다.
에이단 고메즈 코히어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에선 LG CNS 외에 파트너십을 맺는 기업이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LG CNS와 원팀으로 계속 협업을 이어가며 한국 특화 LLM을 만들 뿐 아니라 풀스택을 갖추고 있는 만큼 고객에게 맞는 최적화 된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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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는 외교부 외에도 공공영역에서 다양한 AI 프로젝트를 맡으며 공공 AI 서비스 역량을 강화해왔다. 앞서 행정안전부에 정책보고서, 연설문 등 공문서를 만드는 AI 시범 서비스 개발을 완료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경찰청에 'AI 수사 지원 서비스'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AI가 작성한 조서를 요약하거나 범죄 유형별 유사한 사건 등을 보여주는 등의 서비스다.
LG CNS 측은 "연내 지능형 AI 외교안보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며 "플랫폼에 탑재할 다양한 AI 서비스를 2027년까지 단계별로 개발 및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