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혈액검사로 위암의 전 단계인 위선종과 조기 위암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가암검진제도는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년마다 위내시경을 지원한다. 하지만 40세 미만 젊은 위암 환자가 늘고, 7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신체적 부담으로 정기 위내시경을 받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이유는 젊은 층으로 검사 범위를 넓히려면 발병률이 낮아 비용 대비 실익이 미미한 것과 영향이 깊다. 또 75세 이상부터는 건강 상태에 따라 위내시경을 제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권고되는 만큼 이들에게 검사를 확대 시행하는 것도 어려움이 존재한다. 검사가 필요한 위암 고위험군만 가려내는 선별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최용훈 교수팀은 혈액검사 기반의 ‘혈청 펩시노겐 키트(가스트로패널)’에서 찾으려고 노력해 왔다. 위암은 오랜 기간 위 점막이 서서히 손상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거쳐 발생한다. 이때 ‘위축성 위염’이 나타나게 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위축성 위염의 정도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혈청 펩시노겐 수치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를 동시에 검사하는 혈청 펩시노겐 키트를 활용해 위암 고위험군을 가려내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내시경 및 혈액검사를 받은 2천200여 명이다. 연구팀이 환자 데이터를 분석하자, 펩시노겐Ⅰ에서 펩시노겐Ⅱ을 나눈 수치가 5.3 이하로 낮아지면 위암 전 단계인 위선종과 위암 위험이 크게 나타났다.
펩시노겐Ⅰ/Ⅱ 비율이 5.3 이하인 환자 중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음성으로 나타나면 위선종 발병 위험은 일반인 대비 3.36배, 위암은 2.25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의 음성을 긍정적인 요인이 아니라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진행된 위험한 상태로 해석했다. 헬리코박터균이 초기에는 위 점막의 손상을 유발하다가 심하게 진행되면 사멸하는 현상을 활용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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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교수는 “내시경 검진이 어려운 고령층이나 국가검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젊은 층은 위암을 조기에 발견할 기회를 놓치기 쉽다”라며 “이번 연구는 사각지대 환자에게 혈액검사 기반의 선별 전략이 실질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임상적 근거”라고 밝혔다.
한편, 연구 결과는 최근 소화기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Gut and Liver’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