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는 손끝으로 말한다. 그리고 그 말은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브랜드인 칼 라거펠트 팝업이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렸다. CJ온스타일은 서울 성수동에 '몰입형' 팝업스토어를 열고 단순한 쇼룸이 아닌 그가 남긴 철학과 유산, 브랜드 비전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였다.
17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칼 라거펠트 팝업스토어에 미리 가보니 브랜드 세계관 전시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팝업 공간 입구는 칼의 옆모습 실루엣으로 꾸며졌다. '현재를 포용하고 미래를 창조하라' 처럼 곳곳에 배치된 칼 라거펠트의 인용문들을 보고 방문객이 브랜드의 철학을 알 수 있게 했다.
아카이브 존에서는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의 창작 흔적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손으로 직접 그린 드로잉북, 아틀리에의 도구들이 전시돼 있었고, 2023년 멧 갈라에 등장했던 ‘슈페트’ 인형과 함께 사진찍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슈페트는 칼이 생전 애지중지하던 반려묘로, 단순한 캐릭터를 넘어 브랜드의 감성을 대표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팝업 공간 소개를 맡은 김훈 칼 라거펠트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칼은 늘 기본으로 돌아가라 했고, 매 시즌 시작 전 우리는 그가 남긴 아이디어와 드로잉을 다시 꺼내본다”며 “그것은 단순한 유산이 아니라 디자이너로서의 방향성이자 실천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김훈 디렉터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뉴욕의 패션 명문 학교인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수학했다. 아베크롬비&피치, 얼반아웃피터즈, 컨버스 우먼, 랄프로렌, 타미힐피거 등 세계적인 브랜드에서 경험을 쌓으며 칼 라거펠트에 합류하게 됐다. 김훈은 글로벌 패션업계에서 한국 디자이너의 위상을 높인 대표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팝업의 중심에는 대형 오브제 ‘칼 셔츠칼라 트리’가 설치돼 있다. 김훈 디렉터는 “칼에게 셔츠깃은 단순한 옷의 일부가 아니었다. 그것은 디자이너의 태도이자, 정체성이었다"며 "80세가 넘는 나이에도 허리가 굽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셔츠깃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셔츠칼라 트리 옆을 천천히 걸어보니 단정함과 절제 속에서 표현된 디자인 철학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번 팝업에서는 칼 라거펠트의 2025년 봄·여름(S/S) 시즌 컬렉션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방문객들은 실제로 해당 컬렉선을 피팅할 수 있고, CJ온스타일 모바일 앱과 연동해 QR코드로 즉시 구매할 수도 있다. 티셔츠, 셔츠, 크롭 자켓 등은 모두 칼 라거펠트의 아이콘인 블랙&화이트 톤을 중심으로 재해석됐다. 넥타이가 드레이핑된 셔츠, 셔츠 칼라에서 영감받은 스커트 등 세부 디테일에는 ‘손으로 설계한 정체성’이 살아 있었다.

김훈 디렉터는 “한국은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도시”라며 “이번 팝업을 통해 한국 고객들과 더 가깝게 호흡하고, 우리가 무엇을 추구하는지를 더 명확히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회사에서는 '네가 입지 않으면 아무도 입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강조하며 "자신이 직접 입고 공감하지 못하는 옷은 남에게 권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성수 팝업은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칼 라거펠트라는 인물’에 대한 입체적 조명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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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거펠트 CEO 피어 파올로 리기 또한 “이번 팝업은 오랜 팬덤과 새로운 고객을 연결하는 소통의 장”이라며 “브랜드의 글로벌 비전과 창의적 영감을 한국에 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글로벌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육성함으로써 ‘고급화’와 ‘차별화’ 경쟁력을 강화하며 ‘패션은 역시 CJ온스타일’이라는 명성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