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마요라나 입자 구현 과정을 공개했다.
하지만 물리학계에서는 아직 명확한 실험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졌으며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0일 네이처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양자컴퓨팅 개발을 이끌고 있는 체탄 나약 부사장이 미국 물리학회(APS) 글로벌 물리학 서밋 2025(APS2025)에서 양자컴퓨팅 구현 방식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H자형 초미세 장치로 마요라나 입자 구현 시도
'InAs-Al 하이브리드 소자를 활용한 위상적 양자컴퓨팅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진행된 마이크로소프트 발표의 핵심은 마요라나 입자 구현을 위한 'H자 형태'의 매우 작은 전자 장치다.
마요라나는 일반적인 입자들과는 달리 자신과 반대되는 성질을 가진 반입자가 따로 없는 독특한 성질을 가진 '준입자(quasiparticle)'로 양자 컴퓨터에서 안정적인 계산을 가능하게 해주는 핵심 요소로 알려져 있다.
이 장치는 초미세 알루미늄 선으로 만들어졌으며 그 밑에는 '인듐비소(Indium Arsenide)'라는 특수한 물질이 깔려 있다. 인듐비소는 매우 낮은 온도에서 전기가 저항 없이 흐르는 초전도체가 되며 이 상태에서 장치가 양자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알루미늄 선 아래에 인듐비소를 깐 이유는 두 재료가 서로 다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알루미늄은 아주 낮은 온도에서 전기를 저항 없이 흐르게 해주는 초전도체로 작동하며 인듐비소는 전자를 더 안정적이고 조절 가능한 상태로 만들 수 있는 성질인 '스핀-궤도 결합'을 만든다.
두 재료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전자들이 잘 흐르면서도 초전도 성질을 가짐으로써 마요라나 입자를 만들 수 있는 특별한 환경 조성한다는 것이다.
체탄 나약 부사장은 이 장치위에서 전자의 집단적 행동을 통해 마요라나 입자가 형성되고 이를 이용해 잡음에 강하고 정보 손실이 적은 위상적 큐비트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H자 모양 구조의 네 끝부분에서 이 마요라나 입자가 자연스럽게 생겨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H형태로 구조를 만든 이유는 동시에 4개의 마요라나 입자를 만들어 보다 다양한 계산이나 제어를 구현하기 위함이다.

핵심 데이터 신뢰성 논란…"쌍봉 신호 뚜렷하지 않아"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구조가 실제로 제대로 작동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X측정'이라는 실험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 실험에서는 두 개의 뚜렷한 봉우리가 있는 그래프, 즉 '쌍봉 신호'가 나타나야 장치가 올바르게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발표 당시 공개된 데이터는 전기적 잡음으로 인해 쌍봉 신호가 눈에 잘 띄지 않는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뉴욕 코넬대학교의 이론 물리학자 김은아 교수는 "다음 실험에서는 쌍봉 신호가 보다 명확하게 보이기를 기대한다"며 실험 데이터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일부 물리학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마요라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사용하는 테스트 방식인 '위상 간극 프로토콜(TGP)'의 신뢰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입력 파라미터의 범위에 따라 테스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기술적 이해에 자신"…후속 논문 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연구 발표 대해 매우 엄격한 테스트를 거쳤으며, 프로토콜은 적절한 파라미터로 사용할 경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발표를 진행한 체탄 나야크 박사는 학계의 지적에 대해 "모든 사람이 한순간에 완전히 납득하는 그런 순간이 올 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며 비판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는 해당 장치에 대한 이해에 확신을 가지고 있고 많은 연구자들도 이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후속 논문을 통해 더 많은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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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라나 입자를 둘러싼 마이크로소프트와 물리학회의 논쟁에 대해 연구자들은 기술 구현 과정에서 거쳐야할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오히려 과학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제이슨 엘리시아 물리 이론가는 "누군가의 연구를 다른 사람이 살펴보고 그 안에서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과학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며 비판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정상적인 과학 발전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