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BYD를 평가할 때는 늘 경고성 발언이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 HMG경영연구원은 "BYD의 한국 진출에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BYD가 전세계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 회사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저렴하고 성능 좋은 전기차로 유명한 BYD의 아토3를 서울과 경기도 고양시 일대 등 총 142㎞를 달려봤다. 이날 시승에는 자동차를 잘 모르는 운전자부터 장롱면허 운전자, 운전에 숙련된 운전자가 함께 동승해 직접 체험해봤다. 시승 모델은 아토3 플러스로 판매가는 3천330만원이다. BYD코리아는 국내 아토3를 두가지 트림으로 출시했다. 아토3 기본 모델은 3천150만원이다.
아토3는 현재 인도가 지연되는 상황이다. 당초 BYD코리아는 2월 출고를 목적으로 아토3를 출시했으나 국내 환경·성능 기준을 맞추지 못해 출시가 미뤄지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환경부 보조금 지원금 책정과 친환경차 취득세·개별소비세 할인을 받기 위한 신청을 각각 받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토3는 전기차 전용 e-플랫폼 3.0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전장 4천455㎜, 전폭 1천875㎜, 전고 1천615㎜로 기아 EV3보다는 크고 볼보 전기차 C40 리차지와 비슷한 크기다. 휠베이스는 2천720㎜이다.
외관과 내관은 글로벌 유명 디자이너의 손길이 담겼다. 아토3의 외관은 아우디 e-트론을 만들어내고 람보르기니에서도 디자인 작업을 한 볼프강 에거 BYD 수석디자이너가 용을 형상화했다. 헤드라이트는 용의 얼굴을, D필러는 용의 비늘을 형상화했다. 주간 주행등은 용의 수염을 연상하게 했다. 실제로 아토3가 한국 도로에 있을 때는 무난한 듯하면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디자인을 가졌다.

실내는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등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았던 미켈레 아우흐-파가네티가 피트니스와 음악을 컨셉으로 디자인했다. 차 안은 일반 자동차에서 볼 수 없는 디자인을 보여준다. 문에는 스피커와 손잡이를 결합하고 기타 줄을 연상하게 하는 도어 포켓이 적용됐다. 독특한 디자인이지만 중국틱함은 지울 수 없었다.
실내 디스플레이는 아쉬웠다. 12.8인치 회전식 디스플레이는 시승 동안 회전하지 않았다. 회전 버튼을 여러 번 눌렀지만 "회전을 지원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만 띄워졌다.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지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크게 없었다. 다만 서울 도심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표시해 주는 기능은 편리했다.

아토3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예상을 뛰어넘는 주행감이었다. 아토3는 전륜구동 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은 150kW, 최대토크는 310N.m을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160㎞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7.3초 만에 도달한다. 주행 동안 달리는 느낌은 좋았지만 노면의 진동이 조금 불편했다.
주행 거리는 아쉽다. 아토3에는 60.48kWh 블레이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환경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21㎞이다. 급속 충전 시 20%에서 80%까지 걸리는 시간은 30분이다. 아토3는 86% 충전량에서 주행거리가 279㎞였으며 45%가량 남았을 때는 145㎞를 갈 수 있었다.

BYD가 첫번째 자동차를 출시한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었다. 아토3 시승 중 가장 놀랐던 것은 후진할 때였는데, 기어를 후진으로 넣고 발을 떼자마자 직진하는 속도와 비슷하게 출발하는 것이었다. 초보 운전자가 이용할 때 당혹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또한 주행할 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하면 차선 중앙 정렬이 어렵다는 느낌이 있었다. 스스로 차선을 잡아준다는 느낌이 크게 없었다. 이 기능은 전기차가 스마트화되면서 가장 필요한 기능이다.

호주 자동차전문매체 카스가이드(CarsGuide)는 "지난해 유로 NCAP이 아토3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권장하지 않음' 등급을 부여했다"며 "특히 운전자 개입 및 모니터링 시스템의 성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언급했다.
유로 NCAP에 따르면 아토3는 운전자가 응답하지 않으면 차선 중앙 유지 기능이 해제되지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계속 작동하고, 도로의 굽은 부분이나 교차로에서 속도 적응 기능이 없다. 또한 차량 레이더나 카메라가 차단되면 경고만 제공하고 시스템은 계속 작동하는 부분이 지적됐다.
'차알못'부터 숙련 운전자가 체험해 본 'BYD 아토3'
아토3는 환경부 보조금 적용 시 2천만원 중후반대까지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첫 전기차로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높은 가격대다.

전체적으로 중국차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 큰 거부감은 없었다. 실내는 독특한 요소가 곳곳에 있었다. 손잡이와 송풍구 디자인은 신선한 느낌이었고, 측면 하단에는 마치 기타줄을 연상시키는 고무줄이 처져 있었는데, 용도를 잘 알 수는 없지만 심심할 때마다 튕길 수 있어 동승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고속 주행은 안정감을 느꼈고, 도심 주행도 편안했다. 다만 멀미에 취약한 운전자라면 꼭 시승을 해보고 구매를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다.
한줄평 : 멀미에 취약하면 비추, 보태병 없다면 가성비로 탈만해. (안희정 기자)
첫 인상과 외관 디자인이 생각보다 예쁘다. 중국차라는 편견을 벗고 보면 더 예뻐 보일 듯. 내부 디자인은 다소 당혹스러우나 신선함은 있다. 특히 기타줄 손맛이 중독적. 전기차 택시를 탔을 때보다 멀미가 나지 않아 뒷좌석 승차 시 큰 불편함이 없었다. 140㎞를 달릴 때도 차체 흔들림 등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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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느낌표보다 물음표가 많다. 도전정신 있는 얼리어답터에게 적합할 듯. (류은주 기자)
특출난 가성비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외견 디자인은 경쟁력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승차감도 무난하고, 전기차 특유의 꿀렁거림으로 인한 불편도 개인적으론 크게 느끼지 못해 놀라웠다.

실용적 측면에선 딱 하나, 스피커 음질이 다소 아쉬웠으나 가격을 생각하면 소비자가 타협할 수 있는 부분으로 느껴졌다. 다만 문제의 기타줄, 독특한 모양의 손잡이나 운전자에게 불편을 유발할 정도로 작은 계기판 등 내부 디자인은 불호 요소가 많았다.
한줄평 : 가성비 이상으로 괜찮은 성능, 감성이 중요한 운전자에겐 비추천. (김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