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노동조합은 MBK·영풍의 경영권 인수 시도를 반대하는 입장문을 20일 발표했다.
노동조합은 "고려아연 경영진이 내놓은 대타협 제안에 MBK파트너스가 화답하고 건설적인 논의의 장이 열리기를 염원했으나, 되돌아온 것은 더 심해진 흠집내기와 비방 뿐이었다"고 비판했다.
노동조합은 MBK·영풍이 고려아연을 지속적으로 비방하고 공격하면서, 사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고려아연을 개인 회사로 매도하거나 '사금고'를 운운하며 고려아연 임직원 전체의 명예와 자긍심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이 해고 등 고용 위기가 현실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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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이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을 폄하한다고도 지적했다. 노동조합은 "SMC 제련소 현장에서 회사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적대적 M&A 시도로 사업이 축소되고 일자리와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과 호주 경제에 이바지하는 세계 6위 규모의 제련소가 한 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은 국적은 다를지 언정 온산제련소에 일하는 노동자들의 심정과 다르지 않다"며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은 지금 현장에서 일하는 수천명의 노동자, 나아가 50년간 땀과 열정을 바쳐온 수만명의 일터이자 우리 모두의 회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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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은 MBK·영풍에 "불철주야 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 온산제련소 노동자들이 흘리는 땀과 눈물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는가"라며 "영풍 석포제련소 근로자들의 안전을 외면하고 중대재해로 대표이사 2인이 나란히 구속된 부끄러운 경영진과 대주주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고려아연 노동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MBK가 그 동안 인수한 기업의 노조와 숱한 갈등을 빚었고 경영 성과가 부진한 곳도 부지기수"라며 "그 같은 일이 고려아연에서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