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기대했나"...카카오-오픈AI 협업에 업계는 '미지근'

전날 치솟은 주가, 하락세..."어떤 차별점 가져갈지 의문"

인터넷입력 :2025/02/04 16:36    수정: 2025/02/04 17:54

카카오가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새 AI 서비스에 오픈AI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진 전날 카카오 주가는 9% 급등했으나, 정작 오픈AI와의 간담회가 열린 당일에는 2.15%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미 챗GPT가 대중화된 상황에서 카카오와 오픈AI의 제휴가 특별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 거란 분석 때문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대표 정신아)는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픈AI와의 제휴를 통해 AI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공동으로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샘 알트먼 오픈AI 대표가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카카오 "오픈AI와 최적의 AI 경험 제공…일상에 스며드는 서비스 개발"

정신아 카카오 대표(왼쪽), 샘알트먼 오픈AI 대표

이날 카카오는 오픈AI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것이 국내에서 카카오가 처음이라고 강조하며, 보다 많은 이용자들이 AI 서비스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자본력이 곧 경쟁력인 환경에서 카카오는 최고의 모델을 빠르게 확보해 사용자에게 최적의 AI 경험을 제공하도록 집중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오픈AI와 논의를 시작했고 챗GPT 등 최신 AI 기술 API를 활용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이번 협력을 통해 국내 AI 서비스가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픈AI가 비용 부담을 낮추는 새 모델을 선보이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과 서비스를 운영하는 카카오와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기대다.

알트먼 대표는 "6개월 혹은 3개월 전에 불가능했던 것이 현재의 AI로는 가능해지는 등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면서 “카카오와 엔터테인먼트, 생산성 등 모든 측면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 역시 “올해는 제대로 된 대중적인 AI 서비스가 등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카카오의 카나나를 포함해 오픈AI 기술 AP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현재 개발중인 대화형 AI 서비스 '카나나'에 자체 언어모델과 더불어 오픈AI의 모델도 함께 활용하기로 했다. 카나나는 일대일 대화뿐 아니라 그룹대화에서도 맥락을 이해한 답변을 제시함으로써 이용자의 관계 형성 및 강화를 돕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다. 오픈AI의 기술로 이를 고도화해 이용자에게 최고 수준의 AI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양사는 기술 협력을 넘어 공동 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회사 측은 한국 이용자를 이해하는 카카오와 글로벌 AI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오픈AI의 협업이 국내 시장에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해 AI 서비스 대중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봤다. 

오픈AI와 협업 특별할까…시장 반응 '미지근'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카카오와 오픈AI가 여러 청사진을 공개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렇다할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전날 9% 상승한 것과는 달리 2.15%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장 시작하자마자 전날 대비 3% 상승했지만,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업계에서는 오픈AI의 협업 발표가 놀랄만한 제휴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미 오픈AI와 협업하는 크고 작은 기업들의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서비스에 오픈AI 기술이 접목된다고 해서 타 서비스와 큰 차별점을 갖고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얼마나 인기있는 서비스로 만들어지는지가 문제일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이미 국내에서 수백만명이 챗GPT를 사용하고 있고 대화형 AI 서비스 자체가 익숙한데, 카나나에 오픈AI 기술을 넣어 서비스를 대중화시키겠다고 하는 게 특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정신아 카카오 대표, 샘 알트먼 오픈AI CEO (사진=지디넷코리아)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픈AI는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굳이 특별하거나 뛰어난 기술을 카나나에 적용시킬 것 같지는 않다"면서 "서비스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올지 봐야할 것 같다. 현재로서는 시장이 놀랄만한 점은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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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업계에서도 비슷한 시각을 보였다. 이미 대화형 서비스가 다수 출시된 상황에서 명확하게 카카오 서비스가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AI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싶어서 카카오와 협력을 구축하고 존재감을 키워나가는 계기로 삼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