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각종 감염병이 급증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억제됐던 바이러스감염증이 코로나19 일상회복 이후 이른바 ‘폭발적인’ 발생 영향으로 분석하면서도 감염병 대응 전략의 개선점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21일 감염병 증가 원인에 대해 “백일해 등 호흡기 감염병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억제된 것이 현재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인플루엔자는 지난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유행을 보이고 있다.
작년 12월 29일부터 올해 1월 4일 유행 정점에만 외래환자 1천 명당 99.8명의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2주 차에는 86.1명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유행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31건이었던 백일해는 2023년 4만7천928건으로 증가했다. 작년에는 백일해로 인한 첫 국내 영아 사망 환자가 발생하기도 해 충격을 줬다.
뿐만 아니다. 수두 신고 건수는 2022년부터 작년까지 1만8천547건에서 3만1583건으로 2배 늘었고, 성홍열은 505건에서 6천550건으로,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 감염증은 CRE 감염증은 3만548건에서 4만2천820건, 매독은 401건에서 2천798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홍역은 국내에 사라졌다가 2년 만에 다시 등장해 앞선 기간에 0건에서 49건으로 보고됐다. 이에 대해 지영미 청장은 “국내 발생은 해외 유입에 따른 것으로, 우리나라는 예방접종률이 높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백일해로 인한 영아 사망 환자가 발생하면서 질병청의 감염병 관리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질병청은 전국 17개 시도 및 232개 시군구(보건소)로부터 국내·외 법정감염병 발생 현황 및 지자체 감염병 대응 조직·인력 현황 조사·분석을 하고 있고, 각 지자체와 함께 시도 감염병관리지원단도 운영하고 있다.지자체의 강력한 감염병 관리 강화는 행정안전부의 권한이어서 질병청 입장에서는 한계가 일부 존재한다.
지영미 청장은 “감염병 일반관리를 중심으로 감염병별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라면서도 “모든 것들이 계획대로 추진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최선을 다해서 어떤 점이 문제가 있고 개선점은 무엇인지, 달성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관련해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감염병 관리를 위해 “독립적인 전문가 자문기구 설치와 감염병 대응을 위한 중앙·지역 거버넌스 활성화, 방역통합정보시스템과 감염병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