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훈련 분야 수요자들이 많이 줄고 있어요. 아이들이 줄잖아요. 최근에는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코로나 때보다 상황이 더 어려워졌죠. 이럴 때일수록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게 중요해요.
이상헌 서울iT아카데미홍대 대표는 급변하는 직업훈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특화 아이템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iT아카데미홍대는 2006년 인터넷쇼핑몰 판매자교육을 직업훈련으로 실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후 성장과 부침을 거듭하다 2011년 이투스교육(청솔학원)에 인수됐다. 이후 사업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당 기관을 당시 이투스 임원으로 재직하던 이 대표가 인수하기로 결심했다.
■ "취업률 중심 직업교육, 훈련생 중심으로"
이 대표는 2013년 몬드라곤을 설립하고 서울iT아카데미홍대를 인수해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직업 훈련을 국가 생산성 향상과 고용 창출을 위한 공공재로 인식하며 교육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몬드라곤이라는 사명은 스페인 바스크에 소재한 동명의 세계 최대 규모 협동조합에서 따왔다. 모든 조합원을 중요하게 생각하자는 경영 방침을 품은 이름이다.
사업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쇼핑몰 창업과 웹툰 제작 수업을 위주로 기관을 운영해왔는데, 정부 정책에서 권장하는 취업률 제고에는 큰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였기 때문이다.
뜻을 가진 학생들이 속속 모였지만 좀처럼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디지털 선도기업 아카데미’가 훈련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중소 훈련기관은 더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기업 브랜드를 내건 디지털 선도기업 아카데미에 훈련 쏠림, 이른바 ‘체리피킹’ 현상이 이어지면서 기존 중소 IT 훈련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며 “독점된 일부 교육의 훈련 회차가 과도하게 증가하면서 훈련품질 하락과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수한 훈련 운영 사례를 일반 기관에 배포하고, 훈련 인프라와 기관 등 직업능력개발 사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IT 분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 "웹툰에 AI 접목·현장 IP 확보해 차별화"
서울iT아카데미홍대는 오랜 시간 이어온 교육 아이템에 더해 업계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특화 지점을 찾아 나섰다. 특히 최근 수년 사이 웹툰 스튜디오(전문 제작사)가 생기면서 취업자를 양성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고, 교육 수요자들도 점차 늘어나면서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2022년 서울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로부터 산업구조변화대응 등 특화훈련(산대특) 웹툰연출·PD 과정을 승인받아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올해는 고용노동부에서 'K-디지털 트레이닝(KDT)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웹툰 교육과정'을 전국 최초로 승인받았다.
더 나아가 문화콘텐츠 제작 특화훈련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서울iT아카데미가 승인 받은 인공지능 웹툰 제작 전문가 양성 과정은 AI 기술을 웹툰 제작에 접목시킨 새로운 형태의 첨단 교육과정이다. 기존의 웹툰 기획·제작 커리큘럼에 AI 생성형 이미지를 활용한 웹툰 제작 기술을 배우는 융합 커리큘럼으로 편성됐다.
이 대표는 “만화·웹툰 분야는 산업규모 대비 훈련 공급이 매우 부족한 직종”이라며 “2016년부터 지금까지 웹툰 과정을 키워오기 위해 훈련 시설과 장비에 투자했고, 생성형 AI 디지털 활용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직원 역량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장 웹툰업계가 제공하는 지식재산권(IP)을 훈련 연결 도구로 활용하는 점도 강점이다. 웹툰 기업이 IP를 민간 교육기관에 무상 제공하는 일은 이전까지 흔치 않았다.
서울iT아카데미가 오랜 기간 쌓아온 웹툰 분야 교육 경험과 진정성을 인정받아 다수 기업의 IP를 확보하고 교육에 접목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 연속 서울인자위 산대특 우수훈련기관으로 2년 연속 선정됐고, 올해 직업능력개발 유공포상 고용노동부장관상, 직업훈련 혁신 우수사례 공모전 우수상 등 수상 성과를 내기도 했다.
서울iT아카데미홍대는 ‘사람과 사람·훈련·기업을 잇는 현장 중심, 수요 기반 직업훈련으로 최고 기능인력 양성 직업훈련시설’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글로벌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와 직업능력심사평가원이 선정하는 ‘베스트직업훈련기관(BHA)’에 도전장을 내고 새 도약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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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 회사의 모토는 파타고니아처럼 느리게 성장해 나가는 것”이라며 “교육 품질 관리가 가능한 수준에서 천천히 키워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비영리 분야까지 교육 환경을 확장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좋은 사회가 되려면 비영리 분야에서도 인재들이 많이 필요하다. 앞으로 초고령사회가 되면서 지역 거점마다 노인대학이 생길 것”이라며 “노인들이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각자의 재능을 기부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