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고성능 메모리 제품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에 이어 고성능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데이터센서에 탑재되는 엔터프라이즈 SSD(eSSD)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고성능 낸드 제품을 앞세워 수익성을 높여 간다는 목표다.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계속 저장할 수 있는 장치다. 최근 AI 산업의 발달로 데이터센터에서는 HBM뿐 아니라 낸드가 탑재된 eSSD도 용량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기 위한 메모리로 떠오르고 있다. eSSD는 발열과 전력 소모가 적어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은 17조5천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으로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현재 SK하이닉스 실적에서 HBM 비중이 높지만, 향후 eSSD향 낸드 제품도 매출 비중을 늘려갈 전망이다.
25일 증권가 보고서의 추정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낸드 영업이익은 1조원으로 전분기 보다 9% 성장률을 보였고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4조9천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4% 감소했다. 4분기 낸드 매출은 5조6천억원으로 3분기보다 1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조원 초반으로 3분기 보다 3%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낸드 실적 증가는 eSSD 덕분이다. 3분기 SK하이닉스 eSSD 매출은 전분기 대비 20% 증가, 전년 동기 보다 430% 이상 성장했다. 전체 낸드 매출에서 eSSD은 60% 이상을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QLC(쿼드레벨셀) 기반의 60TB(테라바이트) 이상 eSSD 제품을 앞세워 빅테크 기업에 공급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에 128TB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현재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 이후에는 256TB 제품도 선보이면서 라인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9월에는 238단 낸드 기술을 적용해 5세대 PCIe 기반 eSSD 제품인 ‘PEB110’ 개발을 완료했다.
SK하이닉스는 자회사 솔리다임과 시너지도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10월 인텔로부터 eSSD 낸드 사업(현 솔리다임)을 90억 달러(약 10조원)에 인수했지만 낸드 시장 위축으로 2022~2023년 누적 순손실이 7조3천599억원에 이르며 SK하이닉스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기도 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AI 서버향 QLC SSD의 강한 수요가 지속됨에 따라 솔리다임의 2024년 연간 매출액은 8조원을 상회하고, 낸드 부문 내 영업이익 기여도는 지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북미 기업들의 스토리지 제품 주문이 늘고 있고 이는 기업용 QLC SSD의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QLC eSSD 출하량은 전년 보다 4배 증가한 30엑사바이트(EB)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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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현 SK하이닉스 CTO는 3분기 컨콜에서 “서버 시장은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지속되며 AI 서버 중심으로 높은 수요 성장세가 예상된다”라며 “올해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규모는 연초 예상보다 증가했으며, 일부 수익화 지연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AI 서버에 대한 투자를 축소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서 “일반 서버도 교체 주기의 도래와 함께 에너지와 공간 효율을 중시하는 고객 니즈가 커지면서 내년 전체 서버 시장은 한자릿수 중후반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