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 한의사 참여해야

의협, "의료체계를 교란하는 의료인이 하면 안 될 발상”

헬스케어입력 :2024/10/02 16:10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가 정부가 구성 계획을 밝힌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 한의사도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일 한의협은 “올해 초 의대 증원이 발표된 이후 상식 이하의 양방의료계의 집단행동이 현재까지 이어지며 당장 내년 신규 양의사 배출이 불투명하고 새로이 배출되는 전문의도 없는 상황에서, 한의사협회는 고심 끝에 대안을 내놨다”며 “현재 상황이 나아질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내년이 되면 양의사 수급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을 수 있다. 현재 해야 할 판단은 누구의 잘잘못이나 옳고 그름을 따질 때가 아니라 대안을 놓고 토론하고 협의할 때”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30일 한의협은 부족한 지역, 필수, 공공의료 분야의 의사를 조기에 수급하는 방안으로 한의사를 활용한 ‘지역필수공공의료한정의사’를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당시 한의사협회장은 “한의과대와 의과대학 교육 커리큘럼이 75% 유사하고 생리학‧병리학 등 양방 기초과목도 배우고 있어 현재 의료상황이 심각하고, 지역 공동 필수의사가 부족한다고 생각해 한의사 활용을 해결 방안 중 하나로 생각한다”며 “2025학년도 의대정원을 확대해도 6년에서 14년을 지나야 충원이 가능한데, 지역필수 공공한의사를 선발해 2년의 추가 교육을 거쳐 한정적인 면허를 취득게 하면 인력배출 소요기간도 최소 4년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면헌제도를 신설하자는 것은 아니고 지역필수공공의료에 한정된 면허를 신설해 2년여의 교육을 이수하고 면허를 취득하면 충분히 지역공공의필수의료에 도움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여야의정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하는데 한의사 대표도 참여해 논의하면 정부여당과 의사의 대립이 심화될 경우 양쪽 사정을 잘 알고 있어 중재자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의협은 “한의사를 활용한 ‘지역필수공공의료한정의사제도’의 신설이야말로 선입견을 버리고 사실에 기반해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의대 정원 증원보다 훨씬 빠르게 부족한 의료인력을 충원하고, 의대 정원폭을 줄여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2년의 추가교육을 통한 ‘지역필수공공의료한정의사제도’는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충분히 합리적인 방안이다. 이를 통해 의대 증원보다 빠르게 양의사를 충원할 수 있다면, 의대정원 증가폭 역시 기존보다 훨씬 더 많이 줄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의협은 한의사를 활용한 ‘지역필수공공의료한정의사제도’보다 더 합리적이고 빠르게 필요한 의료인력을 충원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면 언제든 양의사협회와 생산적인 토론에 응할 의향이 있다”며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 위원의 과반수를 양의사로만 채운다면 똑같은 갈등만 되풀이될 뿐이어서 보건복지부에 한의계 전문가를 포함할 것을 정식으로 거듭 요청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대한한의사협회

한편 한의협에 제안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은 “현재 커리큘럼상 의대 교육과정조차 시간이 부족하여, 의대생들은 다른 대학생들과 달리 휴학에도, 방학에도 학습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의협이 단 2년의 교육만으로 의사 자격을 부여하자는 주장은 의과 교육과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의도적으로 이를 깎아내리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관련기사

의협은 “지금도 한의과대학에서 의과대학의 교육 커리큘럼을 흉내 내고 있지만, 그 양과 질은 모두 의과 교육과정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반복해서 논란이 되는 한의과 교과서의 의과 교과서 표절 문제는 한방이 스스로 의과 교육을 가르칠 역량이 부족함을 입증하고 있다”며 “한의협의 주장은 한의학만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한정적임을 인정하면서, 그동안 주장해온 한의학의 의학으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엇보다 공공의료는 의대 교육과 수련 과정을 모두 거친 검증된 의료진이 필요하다. 단지 인원 부족을 이유로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이들에게 2년의 교육만으로 의사 자격을 부여하겠다는 주장은 공공의료를 경시하는 태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공공의료 분야는 양질의 의료 수준이 보장돼야 하는 중요한 분야로 이해와 전문성이 필수적이다. 한의협의 주장은 의료체계를 교란시킬 뿐만 아니라. 국민과 환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의료인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발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