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공공 기관과 호텔 등이 연이어 지하 주차장에 전기차 주차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놓고 있다. 일부 호텔은 한국의 '인천 벤츠 화재' 사건을 언급하면서 위험성을 경고해 눈길을 끈다. 금지 대상을 '친환경차'라고 명시하면서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주차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19일 중국 언론 난팡플러스에 따르면 광둥성 박물관이 이달 초 지하 주차장에 친환경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 주차를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공공 박물관의 이같은 조치에 전기차 차주들이 '차별'이라고 항의하자 박물관측은 "차별은 아니며 박물관이 국가 1급 화재 예방 기관이라, 화재에 대한 요구 사항이 높다"고 답했다.
박물관 측은 지하에 문화재 등이 보관된 박물관 창고가 있으며 안전을 고려해, 친환경차는 지상에만 주차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상 주차장이 만차일 경우엔 인근 주차장을 이용해야한다. 박물관측은 친환경 차량을 위해 지상에 전용 주차 공간을 마련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항저우, 닝보 등 몇몇 호텔이 지하 주차장에 전기차 주차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놓기도 했다.
중국 언론 훙싱신원에 따르면 항저우 소재 고급 호텔 '그랜드파크레이항저우'도 친환경차 지하 주차장 주차금지 공고를 내걸었다. 호텔 측은 "지하 주차장 공간이 상대적으로 협소한 상황에서, 친환경차 주차 안전성과 고객의 자산 안전을 보증하기 위해, 호텔측이 전용 넓은 주차 자리를 마련했으니, 지정 구역에 주차해달라"고 요구했다.
실제 호텔을 찾은 중국 교통 전문 매체 교통91.8측이 "친환경차가 지하 주차장에 진입할 수 없냐?"고 묻자, 호텔 경비 측은 "모든 친환경 차량은 차고의 넓은 자체 공간에 주차해야하며, 이미 일주일 이상 운영됐다"고 말했다.
이 경비 옆에는 '친환경차 화재 위험' 안내문이 뭍어있으며, 최근 광저우에서 친환경차 차고지에서 자연발화 사건이 발생해 많은 차량에 불이 붙은 사건 사진, 그리고 한국의 친환경차가 자연발화해 약 140여 대의 차량이 파손된 사진과 설명 등이 붙어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호텔의 조치에 대해 친환경차 차주들은 차고지에 따로 주차를 하는 것이 불편하며 차별받는다는 불만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호텔의 책임자는 최근 수 차례 보도된 자연 발화 사건을 보면, 한 대의 화재가 주차장 모든 차의 전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차장 유동량이 많고 500여 개의 룸이 있는 호텔에서 2천~3천 명이 입실해있는 데 화재가 발생하면 상황이 심각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달엔 저장성 닝보의 한 호텔 역시 친환경차의 지하 주차장 주차를 금지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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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친환경차 지하 주차장 진입 금지 사안은 최근 전기차 보급율이 높은 중국에서 상당한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중국 친환경차 보유 대수는 약 2470만 대로, 전체 자동차 보유 대수의 7.18%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