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낙인 감소를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세계은행·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마련한 ‘정신건강 낙인 감소 워크숍’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개최됐다.
장의순 기재부 개발금융총괄과장은 “한국은 세계적인 경제대국이지만 높은 수준의 경쟁으로 번아웃, 우울증,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 등 정신건강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 정부와 세계은행은 정신건강 협력을 위해 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건강 낙인은 사회·경제·교육 문제가 관여돼 있기 때문에 효과적이고 통합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정부·교육·시민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전했다.
알베르토 로드리게스 세계은행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 인적 개발 이사는 “세계은행은 정신건강이 모든 국가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정신건강은 가족·커뮤니티·사회 전체에도 영향을 끼친다. 정신건강에는 인적 자본 축적과 투자를 위한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신건강의 최우선 과제는 낙인을 줄여 편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한다”며 “한국은 여전히 정신건강에 대한 뿌리 깊은 낙인이 존재하며, 문화적 배경을 고려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년넘게 OECD 국가 중 가장 높고, 우울증 환자도 100만명을 넘었다”라며 “정부는 지난해 12월 정신건강 정책 대전환을 통해 역대 정부 최초로 대통령 아젠다를 정해, 전국민 마음투자의 사업은 다음달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신건강 분야에 대해 우리보다 앞서 고민한 국가들의 솔루션과 세계은행의 도움으로 정신질환의 고통을 최소화할 방안이 우리나라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곽영숙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정신질환자에 대해 보다 관용적인 태도를 가져야 하느냐’는 질문에 31%만이 그렇다고 대답해 조사 29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라며 “지난 4월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조사에서 우리 국민들은 정신건강 지식은 높지만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 취업 등에 불이익을 받는 등 부정적 인식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곽 센터장은 “편견과 선입견에서 벗어나는 것은 정신건강 뿐만 아니라 개인과 사회 모두에 중요하며, 그렇지 않으면 결국 차별과 사회적 분열을 가져오기 때문이다”라며 “낙인 극복은 정신건강에서 시작돼 차별받고 소외되는 이들을 위해 계속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참고로 국립정신건강센터는 관련 국민 캠페인 등 인식개선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워크숍에는 국내외 다수 전문가가 정신건강 낙인 감소를 위한 경험 및 정책 제안을 내놨다. 참여 전문가들은 ▲그레이엄 소르니크로프트 런던 킹스대 정신의학 교수 ▲양수빈 국립정신건강센터 과장 ▲클레어 헨더슨 런던 킹스대 공중 정신건강 임상교수 ▲크리스 그루트 멜버른대 심리과학부 선임강사 ▲페트르 윙클러 체코 국립 정신건강 연구소(NIMH) 소장 ▲미켈 피에트루스 캐나다 정신건강위원회(MHCC) 이사 ▲클레어 머독 영국 국민건강 서비스 책임자 ▲크리스 그루트 멜버른 대학교 심리과학부 선임 강사 ▲아츠로 츠츠미 일본 나자와 대학교 교수 ▲캔디스 파웰 마인드 홍콩 CEO ▲일레인 루 싱가포르 전국사회복지협희외(NCSS) 이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