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나운(54)이 16세부터 집안의 가장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식탁'(이하 '4인용식탁')에는 배우 윤소이·조성윤 부부의 모습이 그려졌다. 윤소이는 남편·28개월 딸과 함께 사는 복층 주택을 공개했으며, 절친인 김나운·배우 박진희를 집으로 초대했다.
김나운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2009년을 떠올리며 "스케줄 중에 아버지가 낮 2시에 돌아가셨다고 하더라. 그러고 갔는데 아버지 발이 아직도 따뜻했다"고 말했다. "그때 '일어나보세요. 나랑 아직 할 얘기가 있지 않냐. 나랑 할 얘기가 있으니 일어나라. 내가 누구 때문에 지금까지 가장으로 고생했는데 이렇게 가면 어떡하냐. 눈 좀 떠보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김나운은 "내가 몇 번 가서 시신을 확인했다. 일어날 것 같았다. 마지막에 입관도 늦게 했다"고 설명했다. "'관에 못질을 하지 말라'고 했다. 일어나실 수도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고나서 10여년 지나고 나니 이제 진짜 돌아가셨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게 이별을 받아들이질 못하는 나의 병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윤소이는 "왜 아버지가 계신데 가장 역할을 언니가 했냐"고 물었다. 김나운은 "아버지가 사업을 하다가 부도가 났다. 내가 큰 자식이었다"고 답했다.
김나운은 아버지의 사업 실패 후 16살부터 본인이 집안의 가장이 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결혼식 당일에도 새벽 2시까지 일했다"고 털어놨다. "돌아가신 이일재 오빠가 '나운아 오늘은 (스케줄) 몇개냐' 했다. 그 오빠가 내 스케줄을 다 외웠다. 오빠가 '하다 하다 라디오까지 하느냐'고 했다. 방송국 3사를 다 다니고, 무슨 은행의 사내 방송도 했다. 이일재 오빠가 '그러다 너 죽는다고' 걱정했다"고 전했다.
김나운은 "결혼식 때 아버지가 손잡고 같이 들어가고 싶어하셨는데, 나는 죽어도 싫다고 해서 (남편과) 동반 입장했다. 그런데 요즘엔 '아버지도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가장 노릇을 하는 어린 딸을 보는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윤소이는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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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운은 "돌아가시고 소지품 정리를 하는데 아버지 지갑에 제가 신문에 나온 걸 스크랩 해놓으셨더라. 진짜 후회 되는 건 거짓말이라도 '아버지 사랑해요'라고 한 번이라도 말할걸, 그때는 정말 너무 미웠다"고 털어놓으며 눈물을 삼켰다. 윤소이는 "언니도 숨을 쉬려면 (아버지라는) 원망의 대상이 필요했던 거다. 얼마나 힘들고 버거웠을때가 많았겠냐"며 눈물을 흘리며 김나운을 위로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