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 끝난 일본, 엔화 오를까

BOJ, 17년 만의 금리 인상에도…전문가들 "엔저 지속될듯"

생활입력 :2024/03/20 14:16

온라인이슈팀

일본은행(BOJ)이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고 금리 인상을 결정했음에도 시장에서는 여전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이란 평가를 내놨다. 소폭 인상에 그친데 다 예상된 수준이었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엔화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사진=픽사베이)

20일 외신에 따르면 BOJ는 전날 단기 기준금리를 연 0~0.1%로 인상했다. 2007년 2월 이후 약 17년 만의 금리 인상이다. 이와 함께 장단기 금리조작(YCC)을 폐지해 금리 변동을 용인하기로 했다. 다만 YCC 폐지에도 당분간 국채 매입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금리 급등시 매입 규모를 증가시킨다는 단서를 달았다.

BOJ는 2016년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후 단기 금리를 연 -0.1%로 유지하고, 장기 금리는 YCC를 통해 연 0±1%로 동결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3.1% 올라 98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데다, 노사 협상 임금 인상률이 33년 만에 최고치인 5.28%를 기록하며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자 통화 정상화에 나섰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단기금리 조작을 주된 정책 수단으로 삼아 경제·물가 정책에 따라 적절히 금융정책을 운영하겠다"면서 "현 시점의 경제·물가 전망을 전제로 한다면 당분간 완화적 금융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BOJ의 금리 인상에도 증권가는 여전히 완화적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인상 폭이 0.1~0.2%로 크지 않고, 예상된 수준이라는 점에서다. 추가 완화 필요성이 커질 경우 예전 정책 고려와 국채 매입 지속을 언급한 점도 통화정책 정상화에 신중했다는 시각이다.

임제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BOJ가 통화 정책을 조정했지만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금리의 상방 압력으로 이어질 만한 조치가 아니었다"면서 "눌려있는 소비자 심리와 부진한 내수 고려시 연내 급격한 통화정책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17년 만의 금리 인상과 비정통적인 통화정책으로부터의 탈피라는 상징성을 제외하면, 연말까지 BOJ의 스탠스는 매파적이라기보다는 여전히 신중하고 점진적일 것"이라면서 " 하반기 추가 인상 시점은 9~10월 중 한 차례, 인상 폭은 15bp 내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전날 BOJ의 금리 인상에도 닛케이225 지수는 반등했고, 149엔대 였던 엔·달러는 150엔을 넘어서며 엔화 가치가 되레 하락했다. 원·엔 역시 전날 891.19원을 마감해 직전일(894.29원)보다 소폭 낮아졌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에 전일대비 6.1원 오른 1339.8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엔저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예상된 결정이라는 점과 추가 긴축이 없을 것이란 시장 기대에 엔·달러는 현 수준을 유지하다가 FOMC 이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밀리면 151엔 돌파 시도도 보일 것"이라면서 "원·엔은 900원대 전후에서 움직일 전망"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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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도 반등은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임 연구원은 "OJ의 정상화는 엔화 절상 요인이지만, 점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큰 폭의 엔화 절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시그널이 확실해지면 엔화 가치가 145엔 이하로 절상 폭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