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확장이 숙제인데…현대차, 동남아·남미서 맞닥뜨린 中·日

시장 선점한 中·日 경쟁 위해 세밀한 전략 필요

디지털경제입력 :2024/03/05 16:20    수정: 2024/03/05 23:26

현대자동차가 동남아시아와 남미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력한 경쟁자를 맞닥뜨렸다.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태국 시장에서는 중국 비야디(BYD)와 경쟁을, 브라질에서는 토요타와 마주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경쟁자들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서 현대차가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브라질에 11억 달러(1조4천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토요타도 최근 브라질에 30조원 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 전해졌다. 브라질이 총 190억헤알(5조1천억원) 규모의 감세와 보조금 혜택을 지원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행렬이 이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모델들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리드 전략을 강화하는 현대차와 유사한 판매전략을 보인다. 토요타는 지난해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량 1위다.

정의선 회장(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이 룰라 대통령 (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 제랄도 알크민 부통령(사진 왼쪽에서 네 번째) 등 브라질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브라질 탈탄소 지원금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다. 특히 브라질은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2022년 4만9천245대에서 9만3천927대로 두배 성장한 시장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판매량에서 성과를 보이는 현대차가 집중할 만한 시장이란 뜻이기도 하다.

성장하고 있는 만큼 브라질은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눈독 들이던 곳이기도 했다. 이미 BYD는 지난해 이곳에서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상위권에도 BYD, 체리자동차, 만리장성자동차 등 중국 기업들이 포식했다.

현대차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모두 숙제로 가져가게 됐다. 이 같은 양상은 태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기차 전환이 가장 빠른 태국에 현지법인을 직접 설립했다. 이후 지난해 말에는 전기차 판매량 강화를 위해 '아이오닉랩'을 개소했다.

현대모빌리티(태국)이 지난 4월 3일 공식 출범을 알렸다. (사진=현대자동차)

태국은 전통적으로 일본 기업들의 텃밭이다. 토요타는 태국에서 지난해 26만5천949대를 판매해 1위를 굳혔다. 2위 이스즈, 3위 혼다, 5위 미쓰비시, 8위와 9위에 각각 마즈다, 닛산 등이 포진해 판매량 상위 10개 기업 중 6개 기업이 일본 기업이다.

전기차는 중국 기업만 상위권을 차지했다. BYD와 MG, 만리장성차, 네타오토 등이 태국 신차 점유율 11%를 차지했다. 현대차의 포지션이 중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아이오닉랩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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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태국에서 아이오닉랩을 개소하면서 "전통적인 전기차 제조의 경계를 뛰어넘는 것을 목표"라며 "전기차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현대차의 끊임없는 헌신이 아이오닉5에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태국은 최근 전기차 전환이 빨라지면서 중국 BYD 등 여러 제작사의 투자가 가시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일본 혼다 등도 투자를 계획하는 등 주도권 싸움이 활발해서 현대차는 더욱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