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설비투자 지연에…핵심 자회사 세메스 2년 연속 '부진'

작년 매출 13.4% 감소…순익은 68% 이상 하락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4/02/22 14:38

삼성전자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전문 자회사 세메스가 2년 연속 매출 및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근 2년간 삼성전자가 설비투자 지연, 인프라 중심의 투자 기조를 이어간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세메스는 지난해 연 매출액 2조5천21억 원, 순이익 587억 원을 기록했다.

세메스의 지난 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4%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68.4%가량 줄어들어 하락폭이 더 크다.

세메스 회사 전경(사진=세메스)

세메스는 IT 시장 호황으로 반도체 설비투자가 활발하던 지난 2021년, 매출 3조1천280억 원으로 사상 처음 매출 3조원을 뛰어넘었다. 해당 기간 순이익도 2천643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곧바로 다음 해인 2022년에는 매출 2조8천892억 원, 순이익 1천857억 원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2022년 DS(반도체)부문 설비투자가 47조9천억 원으로 전년(43조6천억 원) 대비 늘었으나, 실제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가 지연된 것이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시 삼성전자는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추세에 대비하기 위해 '쉘 퍼스트(shell First)' 전략을 가동했다. 쉘 퍼스트는 반도체 인프라 투자에 먼저 집중하고, 이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생산능력을 늘리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평택 P3 등 주요 생산기지의 설비투자 시기가 지연됐다.

지난해 상반기는 이연된 P3 투자 효과로 실적이 견조했으나, 하반기는 추가적인 매출 성장 요인이 부족했다. 해당 기간 삼성전자의 투자가 미국 테일러 신규 파운드리 팹, 평택 P4를 위한 인프라 투자에 집중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는 순손실 421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에는 실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들이 다수 존재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2.5배 확대하기 위한 패키징 투자에 나선다. 또한 최선단 D램의 비중을 늘리기 위한 공정 전환 투자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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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P3에 월 3만장 수준의 신규 투자를 진행하고, 하반기 P4 완공 후 전공정 장비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반기 업황 회복에 따라 P3 전공정 장비의 추가 투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메스는 삼성전자의 자회사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를 전문으로 개발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식각·포토·세정 등 전공정 관련 장비 소터, 본더 등 후공정 장비를 두루 개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