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성큼 다가왔지만 각종 과일이 연일 고물가로 상승세를 타면서 차례상 비용을 걱정하는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설 연휴를 1주일 여 앞둔 1일 광주 북구 오치동 한 마트 앞 과일판매대.
가정주부 김선미씨(55·여)는 설 명절에 모일 가족들을 위해 장을 보러 나왔다가 과일판매대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김씨는 "차례상에 올릴 사과가 7만~8만원이고 귤 한 박스가 3만원대이라니 서민들은 과일 먹기도 겁이 난다"고 토로했다.
몇몇 시민들은 귤, 사과, 딸기 등에 붙어있는 가격표를 바라보다 발길을 돌렸다.
이날 판매대에 나와있는 과일 가격은 귤 1만9800~3만4800원, 딸기 1㎏ 2만2000~2만8000원, 사과 10개 6만8000원~7만8000원 등이었다.
이날 기준 광주지역 감귤(상품·10개) 소매가격은 5400원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약 50% 올랐다.
폭우와 폭염의 영향으로 탄저병이 돌면서 사과 가격이 치솟았고 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귤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생산량 자체가 감소한 딸기 등 제철 과일도 연일 최고가를 형성하고 있다.
장을 보던 송영숙씨(32·여)는 딸기 1팩 가격이 2만5000원인 것을 보고 구매를 포기했다.
송씨는 "꿩 대신 닭이라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딸기 대신 바나나를 구입하려 한다"며 "바나나도 한 다발에 6000원으로 만만치 않지만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장을 보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선희씨(44·여)는 양가 부모님 댁에 선물할 사과 두 박스를 사는데 14만원을 지불했다.
이씨는 "부모님께 드리려고 좋은 것을 골랐다"며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비싸 큰 마음 먹고 구입했다"고 했다.
마트 판매원 김모씨는 "지난해 사과가 냉해를 입어 가격이 확 올라 박스째 사가던 소비자들이 요새는 봉지째 구매하거나 낱개로 사가는 추세다"며 달라진 소비 형태를 전했다.
이어 "전에는 귤 한박스에 9900원짜리도 많았는데 제주도에 폭우가 내리면서 최소 2만원대로 올라 손님들이 혀를 내두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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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위원은 "귤의 경우 알맹이는 커지는데 껍질이 같이 크지 않고 터져버리는 열과 현상으로 품질 좋은 물량이 줄어 비싸졌다. 과일 가격은 설까지는 지난해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