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에서 K-엔터테인먼트사 종목 기반의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선보이는 가운데, 주가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주요 엔터 기업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주요 엔터주가 대부분 최근 6개월간 하락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관련 ETF 상품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다. 반면, 해당 상품을 운용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엔터업계의 약진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1일부터 ‘ACE KPOP포커스 ETF(이하 K-팝 ETF)’ 상품이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선보인 이 상품으로 NH투자증권이 산출·발표하는 ‘iSelect K-POP 포커스 지수’를 기초로 운용된다.
해당 지수는 국내 빅 엔터 4개사가 포트폴리오 전체 비중의 94.11%를 차지하는 게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SM엔터테인먼트(25.92%) ▲하이브(24.90%) ▲JYP(23.95%) ▲YG(19.34%) 등으로 구성됐다.
다만 이들 4개 종목은 최근 6개월 간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JYP엔터테인먼트 주가는 7만6천800원으로 6개월 전인 7월 28일(13만5천원)과 비교해 43.11% 떨어졌다. 같은 기간 YG와 SM, 하이브 주가도 각각 41.83%, 39.21%, 20.88% 떨어졌다.
이 때문에 ‘ACE KPOP포커스 ETF’ 상품이 얼마나 큰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
가장 주가가 많이 빠진 JYP의 경우, 소속 아이돌 그룹 잇지(ITZY)가 지난 8일 새 앨범으로 미니8집을 발매했는데, 일주일 간 판매량으로 32만장을 기록했다. 이는 전작 판매량(82만장)과 비교해 60.97% 줄어든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선 최근 엔터주 부진의 원인으로 ‘신작 판매 부진’과 ‘중국의 공동구매 규모 축소’를 손꼽는다.
한화투자증권 박수영 연구원은 “JYP의 앨범 판매 초반 성적이 부진한 상황은 어떻게 해석하더라도 회사 성장 차원에서 우려스럽다”며 “종전에는 지식재산권(IP) 흥행성이나 팬덤의 크기에 대한 확신이 있었는데 최근 상황은 엔터 산업에 대한 흥행도가 떨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하이브 역시 지난해 4분기부터 가시화된 앨범 판매 부진이 최근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증권 이기훈 연구원은 “중국에서 국내 엔터사 앨범을 공동구매하는 규모가 감소하는 현상이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SM에선 1분기 내 NCT드림과 (여자)아이들이 다시 활동을 재개할 예정인데, 2팀 모두 중국인들이 앨범을 공동으로 구매하는 규모가 전작 대비 50~70%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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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ETF를 출시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포트폴리오 종목들의 반등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남용수 ETF운용본부장은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성과 공연 및 음원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수익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특히 올 상반기 각 엔터사의 신인 그룹 데뷔가 다수 예정돼 있어 엔터테인먼트 산업 관련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