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이선균은 롤모델, 상 바치겠다"
배우 이제훈과 김태리가 'SBS 연기대상'을 공동 수상했다.
두 사람은 30일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23 SBS 연기대상'에서 각각 '모범택시2'와 '악귀'로 대상을 받았다. 대상 후보는 '낭만닥터 김사부3' 한석규와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김래원을 포함해 총 4명이었다. 한석규와 김래원은 불참했다. 애초 이제훈의 대상 수상이 유력했으나, 김태리와 공동 수상해 빛이 바랬다.
한정환 스튜디오S 대표는 "심사 첫날부터 치열하게 토론했다. 세상에는 우열을 가릴 수도 없는 일도 있다는 결론에 모두 동의했다"며 "보여준 최고의 퍼포먼스에 관해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대상을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무대에서 가위 바위 보를 한 뒤 김태리가 먼저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제훈 주연 모범택시2는 올해 SBS 드라마 중 최고 성적을 거뒀다. 최고 시청률 2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찍으며 인기몰이했고, 대표 시즌제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이제훈은 "모범택시를 사랑해준 시청자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하다. 시즌2를 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하고 영광인데, 너무나 큰 상을 줘서 몸들 바를 모르겠다"며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한다'는 이야기 로그라인이 무겁게 느껴졌다. 그 무거움을 실제로 그 사건을 겪은 분들에게 위안과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 부족하고 모자란 점이 많았지만, 다행히 좋은 감독·작가님, 동료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채워 가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 그 분들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배우 이선균(48)을 향한 추모도 잊지 않았다. 이날 오전 고인 발인이 엄수, SBS 연기대상에 참석한 이들은 대부분 검은색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이제훈은 "오늘 너무나도 아픈 날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작품에 인연이 없었고, 함께 한 순간이 스쳐가는 순간 밖에 없었지만, 그분이 걸은 길을 보면서 배우라는 꿈을 키웠고 그분처럼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롤모델로서 따라가려고 했다"며 "그분께 이 상을 드리고 싶다. 진심으로 고생하셨고, 하늘에서 편안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애도했다.
김태리는 김은희 작가의 '악귀'에서 열연했다. 악귀와 공시생을 넘나들며 1인2역을 소화했다. 김태리는 "최근 한 영화감독님 글을 읽었다. '극본이 완성되는 순간부터 두려움에 쫓기기 시작한다. 현장에서 만날 배우들이 물어볼 수많은 질문에 관해···.' 나의 수많은 질문을 함께 풀어준 감독·작가님, 배우들께 감사하다. 결코 쉽지 않은 작품이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다"며 "결과보다 과정이 더 소중한 작품이었는데, 좋은 결과까지 만들어준 시청자께도 감사하다. 이 큰 상을 모든 동료들께 나눠 드리고 싶다. 아직은 배우고 있는 연기자지만, 언젠가는 배운 걸 모두 나눠줄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그 때까지 감사히, 열심히 일하겠다"고 했다.
이선균 주연 '법쩐' 팀은 전원 불참했다. 당초 이선균 마약 스캔들 여파로 여주인공 문채원 불참 소식이 전해지자, SBS는 "조율 중"이라고 수습했다. 이후 강유석과 박훈이 참석을 확정했으나, 27일 이선균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강유석은 이선균과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전날 SBS는 "갑작스러운 비보로 법쩐 배우들의 연기대상 참석이 어렵다"며 "참석 여부와 상관없이 시상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문채원과 강유석은 각각 최우수상과 신인상을 받았다. MC 신동엽과 김유정은 "트로피를 잘 전달하겠다"고 했다.
이날 SBS는 '법쩐에 출연했던 이선균 님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추모했다. 진선규와 배유람 등도 수상 후 고인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진선규는 악귀로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받은 후 "2023년 마지막에 아프고 슬픈 일이 있었는데, 조금은 아름다운 기억으로 오래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배유람도 모범택시2로 조연상을 받고 눈시울을 붉혔다. 4월 개봉한 영화 '킬링 로맨스'(감독 이원석)에서 이선균과 호흡을 맞췄다. "마지막으로 정말 쉽지 않다. 그래도 다 같이 이겨내야 한다"며 "2023년 다 지나갔으니까 마지막으로 모두 건강하고, 건강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룹 '마마무' 화사도 고인을 애도했다. 1부 축하 무대에서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발라드곡 'LMM'을 열창했다. 애초 댄스곡 '칠리'(Chili)와 '아이 러브 마이 보디'(I Love My Body)를 준비했으나, 추모의 뜻을 담아 무대를 바꿨다. MC 신동엽은 "화사씨가 시상식을 위해 화려한 무대를 오랜 시간 공들여서 준비했는데, 최근에 있었던 가슴 아팠던 일로 무대를 변경했다"고 귀띔했다. "모두의 가슴을 울리는 그런 무대가 아니었나 싶다"고 했다.
2023 SBS 연기대상 수상자(작)
▲대상=이제훈(모범택시2)
▲최우수연기상=박성웅(국민사형투표), 문채원(법쩐), 송강·김유정(마이데몬), 안효섭·이성경(낭만닥터 김사부3)
▲네티즌이 뽑은 2023 최고의 SBS 드라마=모범택시2
▲우수연기상=이준·이유비(7인의 탈출), 홍경(악귀), 려운·신예은(꽃선비열애사),신재하·표예진(모범택시2)
▲베스트 커플상=송강·김유정(마이데몬)
▲베스트 퍼포먼스상=진선규(악귀)
▲올해의 팀상=낭만닥터 김사부3
▲조연상=김원해(악귀),정순원·서정연(마이데몬·트롤리),배유람·장혁진(모범택시2), 손지윤(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신스틸러상=고상호·변중희(모범택시2·낭만닥터 김사부3)
▲청소년연기상=최현진(국민사형투표), 한지안(낭만닥터 김사부3), 박소이(악귀), 안채흠(모범택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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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연기상=강유석(법쩐), 권아름(국민사형투표), 권도훈(7인의 탈출), 양혜지(악귀), 정수빈(트롤리), 이홍내·이신영(낭만닥터 김사부3)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