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주범 '나쁜 지방세포', 면역세포가 잡는다

서울대 연구진, 지방조직 건강 유지하는 면역세포 기전 발견

과학입력 :2023/12/29 14:26    수정: 2023/12/30 11:23

비만한 사람에게 당뇨병 등을 일으키는 나쁜 지방세포를 면역세포가 없애는 기전이 발견됐다. 비만을 이기고 대사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활용될 수 있으리란 기대다.

비만은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병 등 각종 대사질환을 유발한다.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이 2020년에만 세계적으로 2조 달러에 이른다.

비만인 사람에겐  지방조직 내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크기가 큰 '나쁜 지방세포' 비율이 높아진다. 이같은 나쁜 지방세포의 축적은 당뇨병,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의 원인이 된다.

우리 몸 지방 조직엔 특별한 면역세포가 있어 나쁜 지방세포를 제거하고 건강한 새 지방세포로 교체하는 자가보호 기능을 한다. 이같은 지방세포 교체를 통한 자가보호 과정이 조절되는 과정을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지방조직 iNKT 세포에 의한 지방세포 교체 과정 조절 (자료=서울대)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재범 교수와 포스텍 김종경 교수 연구진은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한 논문을 통해, 지방조직 안 면역세포의 일종인 '불변성 자연살해 T (iNKT, invariant Natural Killer T) 세포'가 지방세포 교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iNKT 세포는 지질항원을 인지하는 특성을 가지며, 체내 여러 조직에서 사이토카인 분비나 표적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연구진은 지방조직 내 특정 iNKT 세포 아집단이 비만 상황에서 새롭게 생성되며, 이들은 세포사멸 능력이 높아 크기가 크고 염증을 일으키는 지방세포의 사멸을 선택적으로 유도할 수 있음을 밝혔다. 또 지방조직 내 다른 iNKT 세포 아집단은 지방조직 줄기세포의 분열을 촉진해 건강한 새 지방세포 생성에 관여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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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특정 면역세포가 지방조직에서 나쁜 지방세포를 없애고 교체하는 과정을 조절하는 기전을 규명, 이 면역세포가 지방조직의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함을 처음 보였다. 이를 통해 비만 극복 및 대사질환 치료법 개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논문 제목은 Unique adipose tissue invariant natural killer T cell subpopulations control adipocyte turnover in mice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