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미생물에 포도당 공급하니 항암 면역 기능 좋아졌다

KAIST "면역관문 치료제 투여시 장내 미생물 조절, 뇌종양 치료 실마리 기대"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은 수술이나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등 암 치료 요법을 모두 동원해도 평균 생존 기간이 15개월에 불과한 난치성 암종이다. 장에 높은 농도의 포도당 음료를 보충해 장내미생물에 영향을 미치면 뇌종양 성장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혔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교모세포종 실험 쥐 모델에 고 포도당 음료를 보충하자 뇌종양 성장이 억제되는 현상을 관측했다고 16일 밝혔다. 장내 미생물의 특정 균주를 변화시켜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항종양 면역반응을 증진한 작용 원리도 규명했다.

장내 미생물의 항종양 면역반응 조절에 대한 연구는 주로 항종양 면역반응이 활성화된 흑색종과 같은 암종에서 이뤄졌으며, 뇌종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고 포도당 음료와 특정 균주의 복합처리를 통해 뇌종양 내 면역세포 중 T세포, 특히 CD4+ T세포의 아형의 세포독성 기능을 높일 수 있음을 단일 세포 전사체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또 암 미세환경에서 탈진한 T 세포를 재활성화하는 면역관문억제제인 항 PD-1 항체와 복합처리하면 탈진된 T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PD-1)과 결합, T 세포 재활성을 유도해 항암면역 치료의 효과를 더 증진함을 확인했다.

고 포도당 음료가 장내 미생물의 조절을 통해 교모세포종 면역반응에 미치는 영향연구에 대한 전체적인 연구개요. (자료=KAIST)

이는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의 효과가 미미했던 교모세포종에서 장내 미생물이나 장내 미생물 유래 대사체, 균주 유래 물질의 복합처리를 통해 항종양 면역기능을 향상하는 방식의 뇌종양 치료가 가능함을 보여준다. 추후 교모세포종에 항 PD-1 항체와 같은 면역관문억제제 치료를 적용하는데 응용될 수 있으리란 기대다. 

연구를 주도한 KAIST 의과학대학원 김재호 박사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장내 미생물 분석을 통해 뇌종양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 균주를 확보했으며, 이러한 균주에 의한 항 뇌종양 면역조절 기전을 규명한 중요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흥규 교수는 "면역관문 치료제에 의한 뇌종양 치료 임상 시험 실패를 극복할 대안으로 면역관문 치료제와 뇌종양 억제 유용 균주 복합 치료의 가능성을 보여준 동물실험 결과"라며 "향후 장내 미생물을 이용한 항암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학술지 '셀 리포트 (Cell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논문명은 Supplementation with a high-glucose drink stimulates anti-tumor immune responses to glioblastoma via gut microbiota modulation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