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올리려…빙판길 만들어 몰카 찍은 20대

생활입력 :2023/12/28 09:54

온라인이슈팀

유튜브 촬영을 목적으로 길 위에 물을 뿌려 지나가던 행인을 넘어지게 한 20대 두 명이 고소당했다.

지난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튜브 몰래카메라 촬영 때문에 사람이 죽을 뻔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A씨는 "아내가 지난주 토요일 아침에 출근하다가 아스팔트 빙판길에 넘어져 발목을 접질리는 등 타박상을 입었다"며 "주변에 있던 사람이 감사하게도 119 불러줘서 구급차가 왔는데 경찰도 같이 왔다"고 적었다.

당시 경찰이 "여기에 누군가 물을 일부러 뿌린 것 같다. 만약 누가 일부러 그런 거라면 범죄고, 당신은 피해자가 되는 거다"라면서 아내에게 연락처를 물어봤다고 한다.

이후 아내는 응급실에서 다리 깁스와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다. A씨는 "아내는 며칠째 일도 못 가고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만 있다"며 "단순히 아내가 방심하거나 조심하지 못해 사고 난 줄 알았으나 경찰한테 연락이 왔다"고 했다.

알고 보니 A씨 아내가 사고를 당하기 전날, 20대 두 명이 그 구역에 물을 일부러 뿌리는 장면이 인근 CCTV에 포착됐다.

경찰에 붙잡힌 이들은 "아스팔트에 물을 뿌려 얼게 한 다음 구석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사고가 나거나 사람들이 넘어지는 걸 유튜브, 틱톡으로 촬영했다"고 진술했다. 두 남성의 장난으로 해당 구역에서 A씨 아내 포함 6명이 넘어졌다고 한다.

남성들은 "장난이었다. 설마 진짜로 넘어질 줄 몰랐다. 빙판이 되니 혹시나 큰 사고가 날까 봐 얼음 녹이려고 뜨거운 물을 부었는데 안 녹더라"라고 해명했다.

A씨는 "미안하다는 사과도 없고 말하는 게 너무 괘씸해서 오늘 연차 쓰고 아내랑 병원 가서 진단서 발급받고 고소장 내고 왔다"며 "너무 화가 난다. 법적으로 더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냐"고 조언을 구했다.

누리꾼들은 "노인들은 넘어지면 죽을 수도 있다. 왜 저런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 장난은 아는 지인들 상대로 하는 거지", "살인미수 아니냐", "얼마나 멍청하면 얼음이 어는 추운 날 빙판에다가 뜨거운 물을 부어 녹인다는 생각을 하냐", "죽은 사람 없는 걸 천운으로 알아라" 등 공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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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꽁꽁 언 빙판길에 뜨거운 물을 뿌리면 오히려 빙판이 더욱 단단히, 빠르게 언다. 물이 뜨거울수록 축적된 에너지의 양이 더 많기 때문에 더 빠른 속도로 에너지를 외부로 방출하게 된다. 이에 따라 차가운 물에 비해 뜨거운 물이 어는 점에 먼저 도달해 더 빨리 얼게 된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