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3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LG전자가 '상고하저'의 흐름을 결국 깨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0월까지만 해도 올해 연간 최대 실적 달성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4분기 TV 등 일부 사업부의 수익성 악화로 신기록 경신은 어려울 전망이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5천억원 이하로 전망한 보고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와 노트북, 모니터 같은 IT 제품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3분기 누적 기준 LG전자 매출액은 61조1천237억원, 영업이익은 3조2천360억원이다. 역대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3조4천673억원(2022년), 4조580억원(2021년)이다. 올해 4분기 각각 22조3천436억원, 8천220억원을 넘어서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신기록을 세울 수 있다.
■ 애플 덕 본 4Q…LG이노텍 실적 제하면 영업적자
하지만 매출은 22조원 중반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8천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신한투자증권은 마케팅 비용 증가와 가전 수요 회복 지연으로 LG전자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HE 사업이 전분기 대비 적자로 전환하고 VS는 전분기 보다 적자가 소폭 늘며 LG전자 영업이익이 5천억원을 갓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LG이노텍과의 거래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적자다. 아이폰15 출시 수혜가 본격화된 4분기 LG이노텍 영업이익은 5천410억원을 예상했다.
IBK투자증권 역시 LG이노텍과의 내부거래를 제외할 경우 4분기 LG전자가 영업적자 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윤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 심화와 제품 믹스 부진에 따른 비용 구조 악화가 이전 전망 대비 크게 부진한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전년 동기 대비 적자 규모는 줄어들어 전 사업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증권도 상고하저 실적 반복으로 LG이노텍(4천970억원)을 포함한 LG전자 4분기 영업이익은 4천930억원으로 전망했다. 4분기에는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지원금·보조금 등의 증가와 수요 부진 영향으로 통상적으로 실적이 저조하다.
앞서 대신증권도 LG전자 영업이익을 하향 조정해 4천8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이노텍 제외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적자 209억원을 예상했다.
■ 새해부터 분위기 반전…TV 판매 감소세 회복 전망
다만, 이들 모두 새해 LG전자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점진적 수요 회복과 비용 효율화로 추가 하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TV·가전 부문은 가파른 반등을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기저효과가 기대된다"며 "특히, TV는 이미 지난 2년간의 부진으로 판매 감소세가 완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HE(TV) 부문은 파리 올림픽 개최와 프리미엄(OLED) 시장 확대로 회복하고, H&A(가전)은 프리미엄 매출 확대와 볼륨존 공략으로 새해 전사 매출(89조9천억원)과 영업이익(4조2천600억원)은 각각 전년대비 6.7%, 14.5%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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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연구원은 "연말 재고 정리를 마무리하고 신제품 출시를 통해서 1분기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며 "글로벌 경기 부진이 변수나 새해에도 보급형 제품 라인 확대를 통한 성장은 유효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 "LG디스플레이 유상 증자 참여를 통해서 발생하는 현금 유출도 영업 상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악재 해소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