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내년 초부터 최선단 D램의 생산 비중을 늘리기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선다. 현재 복수의 협력사에 1a 및 1b 나노미터(nm) D램 장비 발주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선단 D램 제조의 핵심 장비인 EUV(극자외선) 장비도 들여올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내년 경기도 이천 M16 및 M14 공장에 최선단 D램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M16은 SK하이닉스의 첨단 D램 생산기지다. 지난 2021년 준공돼, 1a 및 1b나노 D램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10나노급 D램은 1x(1세대)-1y(2세대)-1z(3세대)-1a(4세대)-1b(5세대) 순으로 진화해 왔다.
SK하이닉스는 이 중 2021년 첫 양산한 1a D램부터 일부 레이어에 EUV(극자외선) 공정을 적용했다. EUV는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노광공정에 쓰이는 광원 중 하나다. 기존 광원인 불화아르곤(Arf) 대비 빛의 파장이 짧아, 미세 회로를 구현하는 데 용이하다.
1b D램은 현재 상용화된 가장 최신 세대의 D램이다. 내년 상반기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에도 활용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중반부터 1b D램의 양산 준비를 마치고, 수율 향상 및 제품 검증에 집중해 왔다.
다만 양산 초기인 만큼 1b D램의 캐파는 월 1만5천~2만장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캐파가 월 40만장 이상임을 감안하면 아직 비중이 낮다.
이에 SK하이닉스는 내년 초부터 M16 및 M16와 인접한 M14 팹에서 1a 및 1b D램용 설비투자를 시작할 계획이다. 일부 협력사의 경우 이미 장비 발주가 진행돼, 내년 초부터 곧바로 공급을 시작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된 투자 규모는 월 2만장 수준으로, 특히 1b D램에 많은 비중이 할당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SK하이닉스의 1b D램 공정은 풀가동을 유지하고 있다"며 "HBM 분야에 배정된 부분까지 고려하면 현재 생산량을 늘리고 싶어도 캐파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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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계자는 "최선단 D램 제조의 핵심 요소인 EUV 장비도 이미 발주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내부적으로 1b D램 생산능력 확대를 적극 논의하고 있어, 향후 생산능력을 더 확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내년 1a 및 1b D램 중심의 공정 전환과 HBM 캐파 확보를 위한 TSV(실리콘관통전극) 투자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